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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 변화 버전 2.0] 2차전지·헬스케어서 IoT·핀테크까지… 미래사업 투자 광폭행보

전기차 성장 힘입어 리튬이온전지 속속 성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세계3위 CMO업체' 포부

IT에 의료서비스 접목 모바일 헬스케어 집중

지난달 19일 열린 신임 사장단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신라호텔로 들어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위로 카메라 플래시가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 구조조정 등 삼성의 하드웨어 변화와 체질개선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시선은 미래를 향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 탈출과 반도체 분야의 '초격차(2년 이상의 압도적 격차)' 확대 등 현재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은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고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기업 체질을 바꾸는 한편 사물인터넷(IoT)과 모바일 헬스케어 등 유망 분야를 적극 발굴, 경쟁력을 조기 확보할 것을 주문한 상태다.

미래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잇따라 면담을 갖는 등 광폭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2차전지·바이오제약 투자 지속=삼성은 지난 2010년 △태양광 △2차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대 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했으나 자동차용 배터리 외에는 성과가 부진하다. 안 되는 사업은 빨리 접고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부회장은 기존 신수종 사업 중 2차전지와 바이오제약 분야에 대해서는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가 맡고 있는 리튬이온 2차전지는 특히 전기자동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스마트폰과 전동공구 등 소형전지 시장에서 1위에 올라선 데 이어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BMW와 폭스바겐에 이어 아우디 등 독일 3대 완성차 업체에 모두 납품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오스트리아 자동차 배터리팩 업체인 마그나슈타이어의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전격 인수한 것도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제약 사업은 오랜 기간에 걸친 투자가 필요하지만 미래성장성이 큰 분야인 만큼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삼성은 2011년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등이 출자해 글로벌 바이오제약서비스 업체인 '퀸타일즈'와 함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사업(CMO) 합작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국적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로슈·머크 등과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CMO) 계약을 잇따라 맺는 성과를 거뒀고 이에 힘입어 현재 인천 송도에 15만ℓ(동물세포 배양기 사이즈 기준) 규모의 제2공장을 짓고 있다. 2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만ℓ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돼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CMO 업체가 된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과 사업화도 적극 추진해 레미케이드·허셉틴·엔브렐 등 3개 품목에 대해 임상실험(3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스위스 바젤의 로슈 본사를 찾아 세베린 슈반 최고경영자(CEO)와 바이오제약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모바일 헬스케어·사물인터넷 신사업부터 핀테크까지=의료·헬스케어 사업은 5대 신수종 사업 중에서도 이 부회장이 특히 주목하는 분야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및 모바일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료서비스 분야에 접목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물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중국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현재 많은 국가들이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면서 의료비 지출이 급격히 늘고 있어 각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다면 엄청난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의료·헬스케어 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삼성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삼성은 웰닥과 프리벤티스와 같은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당뇨 관리 서비스에서부터 심장 모니터링장비 및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바일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은 또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헬스케어 플랫폼 '사미'와 손목밴드 형태의 디바이스인 '심밴드'도 공개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멘스와 GE 등이 장악하고 있는 기존 의료기기 분야는 기술력 격차를 줄이기 힘들지만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는 IT 분야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갖춘 삼성이 소프트웨어만 확보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과 기업 간 거래(B2B)는 현재 삼성전자가 집중 강화하고 있는 신사업 분야다. 2013년 2,030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IoT 시장은 매년 22% 이상씩 성장해 오는 2020년이 되면 1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제품을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솔루션을 바탕으로 건강·에너지·친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B2B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는 해외 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는 한편 지난해 말 글로벌B2B센터를 해체해 영업기능을 무선사업부로, 전략기능은 글로벌마케팅실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 같은 신사업 강화와 함께 이 부회장은 미래사업 추가 발굴에도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방한한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를 만나 IT와 금융이 결합한 핀테크 분야와 관련해 협력 논의를 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IT와 금융은 삼성의 양대 축인데다 이 부회장이 금융 분야에 관심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장세진 KAIST 경영대학원 교수는 "전문경영인은 당장의 성과에 급급할 수밖에 없지만 오너는 10년, 20년 뒤 미래를 생각해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다"며 "삼성의 미래가 '소프트웨어'와 '글로벌'에 달려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이들 분야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으며 전문경영인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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