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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 코리아 금융영토를 넓혀라] <5·끝> 아시아 금융리더가 선결과제

거점 진출후 현지銀 M&A로 '亞 금융브랜드' 키워야<br>강점 발휘 가능한 동남아부터 공략<br>인력채용등 현지화 사회공헌도 필요


"한국 금융기관들은 세계적 금융 브랜드에 앞서 아시아 금융 브랜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아시아 지역의 여러 금융기관을 인수해 아시아에서 시장을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도미니크 바턴 맥킨지앤컴퍼니 글로벌 담당 회장) 지난 11월6일 서울에서 열린 '서울국제금융컨퍼런스'에서 나온 바턴 회장의 발언은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다. 금융 선진국인 유럽이나 미국 등에 진출하기보다 아시아에서 먼저 성공을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거점지역에 지점 형태로 나간 뒤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게 해답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현지인력을 다수 채용하고 문화적 동질감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필수라고 지적한다. ◇현지 은행 인수가 해답=우리 은행들의 경우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이미 국내시장은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금융위기 이후 2%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들어 개선되고 있지만 예금과 대출금리차에만 의존하는 경영방식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고 경제발전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미미한 해외사업 분야의 이익 비중을 중장기적으로는 두자릿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현지 은행을 인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씨티은행의 한국 진출 사례를 역으로 따져보면 성공방법이 나온다"며 "현지 은행을 인수하되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기 위해 현지에 지점을 낸 뒤 분위기와 규제현황 등을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씨티은행이나 스탠다드차타드(SC)의 해외 진출 모델을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도 카자흐스탄의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을 인수했고 기업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우치구 국민은행 해외사업부장은 "해외에서 대출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거래기업이나 고객들의 신용도 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데 해외법인이나 지점 형태로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금융기관에서 글로벌 은행으로 탈바꿈한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산탄데르는 동일 언어권인 남미 지역의 현지 은행을 인수합병(M&A)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다만 산탄데르도 최근 금융안정위원회(FSB)로부터 금융 시스템 전체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체계적 위험(systemic risk)'을 안고 있는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만큼 산탄데르의 해외 진출 노하우를 참고하되 우리 실정에 맞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현지화 위해 '수염 기르기' 노력까지=하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PT뱅크의 최창식 행장은 '수염을 기르는 행장'으로 유명하다. 인도네시아 남성들 상당수가 수염을 기르고 있어 현지 문화를 최대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 것이다. 이처럼 또 하나의 핵심 포인트는 '현지화'다.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현지 진출한 국내 기업이나 교포는 물론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하는 것이 절실하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말 기준 은행 해외 점포 거래업체 중 현지 국내 기업과 교포 등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64%에 달했다. 현지화의 첫 걸음은 현지인력 채용이다. 국내 금융기관 대부분이 행원급에만 현지인력을 쓰는데 이를 임원이나 책임자급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도 중요하다. 최근 중국 톈진에 현지법인을 세운 기업은행의 경우 중국 금융 당국이 먼저 "지점 형태로는 영업에 제한이 많으니 법인을 세우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기업은행이 중국 금융 당국 직원들과 은행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을 전수한 데 감명 받은 것이다. 꾸준한 사회공헌 사업도 필수다. 국민은행은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학교와 도서관을 짓고 있으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현지인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인수한 뒤 직원들에게 코란부터 읽으라고 한 것처럼 현지문화 이해는 필수"라며 "눈앞의 수익만 추구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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