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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물가 등 고려 실질환율 "원화가치 고평가"

금융硏 강삼모 위원 지적 "적절한 환율대책 필요"

현재의 원화가치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고평가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융연구원은 31일 ‘최근 원화환율 추이 및 균형 환율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한국의 물가 비교, 자본 유출입 등 경제상황을 고려한 실질환율을 분석한 결과 현재 원화가치가 균형수준보다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강삼모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원화 절상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고평가 상태가 지속되기 어렵다”며 “일정 시점에 원화가치가 급격히 떨어질(환율 급등)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로 통화가치가 적정 환율에 비해 고평가 또는 저평가돼 있을 경우 환율이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서 급등락을 겪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외환위기 직전인 지난 97년 10월께 실제보다 3% 정도 고평가된 상태였던 원화가치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급격히 하락(환율 급등), 9% 정도 저평가되는 등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바스천 에드워드의 ‘균형실질 환율이론’을 적용 분석한 결과 통화가치가 고평가돼 있는 나라 중 많은 경우가 외환위기를 겪었고 이 과정에서 통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한 적이 있었다. 강 연구위원은 “주요국의 환율 추이와 원화 환율의 균형수준 등을 고려해볼 때 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근 환율 방어비용 증대에 대한 우려 등으로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지만 방향을 바꾸려는 무리한 개입이 아닌 속도조절 차원의 외환정책 운용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올들어 원화가치는 달러 대비 5.67% 절상된 반면 인도네시아 루피아, 타이 바트화는 각각 7.96%, 3.69%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달러, 타이완 달러, 필리핀 페소 역시 2003년 초 강세를 보였지만 올들어서는 크게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달러 대비 크게 오른(환율 하락) 일본의 엔화 역시 올초 대비 상승률이 1.08%에 불과하다. 이처럼 아시아 경쟁국들의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 또는 보합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원화의 ‘나 홀로 강세’는 수출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 연구위원은 “환율을 시장에 완전히 맡길 경우 가수요 등이 가세,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외환당국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다만 무리한 시장개입은 과다한 비용소모와 국제적인 환율 전쟁을 유발하므로 수위 조절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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