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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유동성 다시 급증세

은행들, 대출 자금 마련위해 CD·은행채 대거 발행<br>광의유동성 잔액 1,972兆…전월보다 20兆 늘어


잠시 주춤했던 시중 유동성이 다시 급팽창하고 있다. 통화당국은 콜금리 인상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고 불안정한 대내외 경제여건으로 한은의 금리 운신의 폭도 좁아 유동성의 고삐를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8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말잔(해당기간 말일의 잔액) 기준 광의유동성 잔액(L)은 1,972조3,000억원으로 7월 말에 비해 20조9,000억원(0.3%) 증가했다. 이는 전달 증가액 1조7,000억원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12.4%로 전달(12.1%)보다 0.3%포인트 늘어났다. 시중유동성지표인 광의유동성은 현금과 예금은 물론 현금화 할 수 있는 모든 금융상품, 정부 및 기업 등이 발행한 채권 등을 포함한다. 광의유동성은 지난 4월 13조9,000억원, 5월 25조3,000억원, 6월 35조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다 7월에 증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었다. 광의유동성과 함께 만기 2년 미만 금융상품 위주로 단기유동성 측정지표로 활용되는 광의통화(M2) 역시 7월에 비해 7조원이 늘어 5~7월 10%대에 머물던 증가율이 11%대로 올라섰다. 금융기관유동성(Lf) 잔액도 1,620조2,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2조6,000억원 늘어났다. 시중 유동성이 급증세로 돌아선 것은 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과 가계신용대출 자금 마련을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를 대거 발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은행들의 채권 발행이 급증하면서 2년 이상 장기금융상품은 7월 2,000억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폭증했고 CDㆍ환매조건부채권(RP)이 포함되는 시장형상품도 8월 한달간 5조9,000억원이 증가해 전달(2조8,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또한 국고채가 상환 없이 발행만 되면서 7월 7,000억원에서 4조1,000억원으로 증가한 것도 유동성 팽창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영복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팀장은 “콜금리 인상 효과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서서히 시차를 두고 발휘되면서 갈수록 유동성 증가세도 진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9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통해 9월 중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월 11.4%에서 10%대 후반으로, 금융기관유동성(Lf) 증가율은 10.3%에서 10% 내외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통화당국이 불붙은 유동성을 마음먹은 대로 끄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가계주택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고 한은도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주요 국 금리 인하 및 동결, 환율하락 등을 고려하면 유동성 관리를 위해 쉽사리 금리인상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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