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모시장(IPO)의 대어로 꼽혔던 CJ헬로비전이 공모주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증권사들과 CJ오쇼핑이 후폭풍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KDB대우증권과 하이투자증권, JP모건 등 공동 주관사들은 공모주 청약에서 미달된 물량을 모두 떠안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고 최대주주인 CJ오쇼핑도 CJ헬로비전 상장 이후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0.26대1로 나타났다. 일반청약 물량 377만8,484주 가운데 95만8,780주만 청약됐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 당시 경쟁률이 19대1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CJ헬로비전의 일반인 대상 공모주 청약이 저조한 것은 최근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케이블TV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CJ헬로비전의 공모가(1만6,000원)를 경쟁사 밸류에이션으로 비교하면 현대HCN보다 높고 스카이라이프에 비해 낮은 상황이어서 공모가가 비싸게 책정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최근 증시 부진으로 주가상승 여력이 낮은데다 케이블TV 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청약이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CJ헬로비전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모주 청약 흥행에서 참패하자 증권업체가 날벼락을 맞았다. 미달된 물량 281만9,704주는 하이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 JP모건, IBK투자증권이 모두 떠안게 됐다. 주관사로 참여한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예상보다 공모실적이 저조해서 당혹스럽다"며 "상장 이후 물량을 처분해야 하는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의 최대주주(53.9%)인 CJ오쇼핑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CJ오쇼핑은 CJ헬로비전의 상장 덕분에 장부가치를 재평가 받게 된 측면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CJ헬로비전의 주가가 상장 이후 약세를 보인다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평가된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의 현재 장부가치는 4,010억원이지만 상장 이후 2,000억원 이상 늘어나게 됐다"며 "하지만 CJ헬로비전의 주가가 증권사의 물량 부담(오버행 이슈)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약세를 보인다면 CJ오쇼핑의 주가도 덩달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보유물량을 모두 구주매출하며 지분을 털어낸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 유진투자증권은 애초 보유물량 217만9,140주 가운데 절반가량인 101만5,949주만 구주매출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29일 방침을 바꿔 물량을 모두 시장에 내놓았다. 유진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약 348억원의 매각 대금을 받게 됐다. 지난 2005년 204억원을 들여 CJ헬로비전에 지분 투자한 점을 감안하면 약 144억원의 차익을 얻게 된 셈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