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장으로 매주 주말이면 다른 회원들을 이끌고 산에 오르는 김정인(42)씨는 최근 구입한 무전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 전에는 연락 수단으로 휴대폰을 사용했지만 깊은 산속에서는 통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매번 뒤쳐지는 사람들을 챙기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지만 간이 무전기를 구입한 후 이런 고생은 끝이 났다. 특히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즉각 연락이 가능해 큰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게 됐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용으로 사용되던 간이무전기가 ‘레저 도우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간이 무전기란 소통 범위가 3~4km 정도에 달하는 무전기로 7월 이전에는 대당 1만5,000원에 달하는 신고 수수료를 내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용도도 산업현장이나 대형물류센터 등으로 제한됐었다. 더욱이 일반인들은 전파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신고 없이 간이 무전기를 사용하다가 벌금을 무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생활무전기는 사용절차는 간편하지만 소통 범위가 1km정도에 불과한데다 통화 품질도 좋지 않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7월부터 간이무전기 사용절차가 간편해지면서 용도도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제는 분기당 3,000원의 전파 사용료만 지불하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지역에서도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등산이나 사이클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사용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무전기의 특성상 동시에 여러 사람과 통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앞에 있는 사람이 뒤에 있는 사람에게 현재 상황을 알려줘 사고 위험을 미리 차단할 수 있다. 지난 해 간이 무전기 시장은 1,000억원 정도에 그쳤지만 주 5일제 확대 시행되는 데다 사용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병문 모토로라코리아 전무는 “건설현장이나 조선소, 할인마트 등에서 주로 간이 무전기를 사용했지만 최근 들어 산악회 등 레저용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무전기는 튼튼하고 바로 통화가 가능한데다 통화료 부담이 없어 레저용으로는 적합한 통신 수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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