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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삼익악기의 고가 피아노 라인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올해 20% 성장도 무난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이형국(57ㆍ사진) 삼익악기 대표는 6일 "지난해 중국 매출은 200억원으로 1년 만에 두 배 성장했다"며 "연말까지 현지에서 1만대를 판매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표가 중국에 기대를 거는 것은 국내를 능가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는 "판매 대수만 따지면 현지가 적지만 내수보다 오히려 선호하는 가격대는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에서 판매하는 삼익악기 피아노의 평균 가격은 600만원대로 국내 저가 제품의 세 배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08년 인수한 독일의 '자일러'는 중국 고객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 현지 공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상위 고객 30%가 삼익악기의 타깃"이라며 "이 가운데 1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올해 중국 공략을 위한 삼익악기의 복안은 유통채널 확대다. 이 대표는 "현재 악기 시장 성장률이 뛰어난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점주를 200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150명 규모에서 50명 늘어난 것으로 일반적으로 1명이 복수의 점포를 운영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리점 수도 220개에서 300개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그렇다고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삼익악기에 대한 브랜드 로열티를 가질 만한 대리점주를 찾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통상 대리점은 4~5개의 악기 브랜드 제품을 동시에 판매하는데 이 중 삼익악기를 최고로 대우할 수 있는 곳을 늘리겠다는 것. 4월에는 현지 우수 점주 40명의 국내 초청 행사를 진행한 것도 대리점주와의 패밀리십을 확대하기 위해서라고 이 대표는 전했다.
피아노 대리점이 학생들에게 악기와 춤을 가르치는 '예능 학원' 역할도 담당하는 중국의 특성에 맞춰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 운영 중인 교육시설 5곳도 올해 30개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포스트 중국'에 대한 계획도 내놓았다.
그는 "브라질과 러시아는 최근 중산층이 급속도로 팽창하며 소비력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이후에 집중할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특히 러시아는 클래식의 본산지이지만 정작 자체 피아노 브랜드는 하나도 없다"며 "독일 자일러 브랜드를 앞세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실버 계층'을 주 고객으로 다양한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나이가 들수록 취미에 대한 욕구가 커져 국내에서도 주요 음악 동호회에서 50~60대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국내 악기 시장은 그 성격이 과거의 '교육'에서 '엔터테인먼트'로 바뀌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예전에는 피아노에만 판매가 집중됐던 것이 이제는 관악기와 현악기 등으로 확대돼 오히려 전체 시장 규모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고연령층은 구매력도 갖춰 고급 제품을 더 선호한다"며 "이들을 겨냥해 품질을 높인 고가 제품을 출시하고 최근 문을 연 '아트센터'를 통해 악기를 즐기는 문화 확산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서울 논현동 삼익악기 사옥에 개관한 아트센터는 공연장과 실용음악 교육관 개념으로 운영되며 향후에는 악기 관련 평생학점제도 추진할 예정이다. 디지털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신디사이저 생산과 음원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올해 국내 매출 성장률도 지난해의 5%에 이어 올해 8% 수준으로 확대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목표다.
지난해 경영권을 인수한 미국 명품 피아노 브랜드 '스타인웨이'의 활용 방안도 밝혔다.
이 대표는 "서로가 악기와 관련해 각 분야에서 갖고 있는 노하우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스킨십을 늘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과 피아노 분야에서의 양질의 생산 인프라를 갖춘 삼익악기와 높은 브랜드력의 스타인웨이, 관익기 브랜드 '콘셀머' 등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스타인웨이의 대주주가 된 후 가장 큰 효과는 전 세계 시장에 삼익악기가 '장래가 있는 회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악기회사'라는 목표를 실현하는 데 스타인웨이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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