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이마트 안에 지점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종의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인데 이에 앞서 하나은행과 기업은행도 같은 모델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숍인숍이 은행권의 새로운 지점 형태로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금융계 및 대형마트업계에 따르면 SC은행은 대형마트 이마트와 '숍인숍' 형태의 지점을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SC은행에 이 같은 제의를 했고 지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SC은행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 지점이 비은행 업종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한 형태는 이미 존재한다. 하나은행은 또 다른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내에 3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하반기께 서울 강남과 경기도 수원시에 총 2곳의 KT플라자 내 숍인숍 점포를 설치할 예정이다.
SC은행이 이마트에 지점을 설치하게 되면 하나은행이 벤치마킹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은행은 강동ㆍ병점지점의 경우 평일에만 오전11시~오후6시까지 영업하며 중계지점은 일요일도 포함해 오전11시~오후8시까지 문을 연다. 단 평일에는 일반 영업점과 동일한 업무를 취급하지만 휴일에는 입출금, 예금신규, 체크카드 발급, 환전, 전자금융 등만을 취급한다.
휴일에도 지점을 열어야 하는 게 낯설지만 SC은행은 이미 휴일근무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리처드 힐 SC은행장은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가진 현지 특파원과의 기자간담회에서 하루 24시간 근무체제를 갖추고 주말에도 영업하는 점포를 운영해 기존 은행들의 관행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의무휴일제가 적용되고 있어 주말영업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대형마트는 워낙 이용고객이 많아 마트 내 지점은 은행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논의는 지점을 늘려야 하는 SC은행과 방문고객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이마트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성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SC은행은 전국에 379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400개에서 21개가 줄었다. 총파업 여파로 15개 지점이 폐쇄됐고 지점합병으로 6개 지점이 줄었다. 소매금융 비중이 높은 SC은행 입장에서는 지점확대가 필수적이다.
SC은행 관계자는 "조직개편을 실시하면서 지점이 자연 감소한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는 지점을 다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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