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개성공단 조성사업 및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 사업은 최악의 위기국면을 맞게 됐다. 당장 이달 중 예정됐던 개성공단 1단계 사업부지 12만평에 대한 분양계획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으며 금강산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정부의 대북 경제제재 방침이 본격화하면 금강산 관광은 지난 98년 사업개시 이후 최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에도 간신히 이어져온 대북사업이 결국 좌초될 처지에 내몰린 것이다. ◇개성공단 분양 ‘올 스톱’=개성공단 분양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는 9일 개성공단 1단계 분양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배국렬 토지공사 개성사업처 분양팀장은 “북한 핵실험에 따른 파장과 영향을 주시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분양시기를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 팀장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을 강행하기는 힘들다”고 밝혀 북한 핵실험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분양일정은 무기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개성공단에 4,000여평의 아파트형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도 연말에 추진하려던 분양일정을 토지공사의 움직임에 따라 정하기로 해 사실상 분양계획을 무기 연기했다. 산단공 개성사업소의 한 관계자는 “만약 토지공사가 분양계획을 연기한다면 산단공도 전체 분양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아산과 토지공사는 당초 이달 중 1단계 사업부지 12만평을 경공업체를 중심으로 분양해 30~40개의 공장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금강산 관광 위축 불가피=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감소 추세를 보여온 금강산 관광객이 이번 사태로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현대드림투어의 한 관계자는 “단풍관광 최대 성수기인 10월 상품의 경우 예약이 오래전에 끝났지만 핵실험 발표 이후 예약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객은 2003년 육로관광이 시작된 뒤 2004년 27만2,820명, 2005년 30만1,822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9월 말 현재 19만8,388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9월 관광객이 8월보다 22.5%나 줄어들 정도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정부의 대북 경제제재가 본격화하면 금강산사업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아산은 이날 오후까지 정부로부터 아무런 방침을 통보받지 못했으며 금강산 관광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금강산 현지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한 분위기에서 관광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을 취소하는 여행객에 대해서는 100% 비용을 환불해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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