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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 몸 던진 여성 '과잉방어' 아니다"
입력2006-03-17 09:25:41
수정
2006.03.17 09:25:41
법원 "주행차서 뛰어내린 여성에 보험사 전액 배상"
성폭행 위기에서 구해준 사람의 차에 탔다가 다시 성폭행 위협을 느껴 무작정 뛰어내린 여성의 행동은 다른 수단을 택할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과잉방어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2부(한위수 부장판사)는 납치돼 성폭행을 당할 것 같다는 생각에 달리던 차에서 뛰어내렸다가 머리를 크게 다친 A(24.여)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사고로 인한 모든 책임은 운전자가 가입한 보험사에 있다. 피고는 8천59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02년 5월 서울의 한 나이트클럽 밖에서 흉기로 위협하는 낯선 남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 했으나 마침 남녀가 싸우는 것으로 착각하고 달려온 이모씨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씨는 울면서 살려달라는 A씨를 경찰서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자신의 승합차에 태웠다가 갑자기 욕정을 일으켜 운전대를 시외로 돌렸고 나중에 이를 수상하게 느낀A씨가 정차를 요청했지만 15분 간 차를 계속 몰았다.
이후 공포감에 떨던 A씨는 시 외곽 검문소 앞에서 차가 섰을 때 갑자기 차 문을열고 뛰어내려 성폭행은 모면했지만 두개골 골절 등 중상을 입자 이씨가 가입한 보험사를 상대로 "사고로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보험사는 "전혀 모르는 사람의 차에 탄 것은 원고의 잘못이고 아무리 성폭행의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라도 주행 중인 차에서 뛰어내린 행동은 적절하지 못했다. 다른 적절한 대응방법을 택했어야 했다"며 일부 면책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차에 탄 것은 경찰서로 데려다 주겠다고 한 말을 믿었기 때문이고 흉기로 위협을 받다 간신히 살아났다고 생각했던 원고는 다시 극도의 공포심을 느껴 납치, 성폭행과 혹시 모를 피살을 막기 위해 뛰어내린 것이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의 절박성, 극도로 불안한 원고의 심리상태와 나이 등을 고려해 볼 때 원고로서는 다른 방어수단을 취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 어렵다 할 것이어서 이 행위를 피고측 주장처럼 과잉조치라고 탓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전적으로 이씨가 원고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승합차에 감금해 초래된 것이므로 원고의 과실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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