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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금감원 KB도쿄지점 이어 BCC까지 비리 전방위 조사

"현 경영진 초기 부실치부 털고 간다"… 카자흐 철수도 검토<br>강정원·어윤대 시절 사건 전임자와 선 긋기 의도<br>갑작스러운 금감원 조사에 당국-KB 상부간 교감 해석도

강정원(왼쪽) 전 국민은행장이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BCC의 지분 23%를 인수하면서 바키트베크 바이세이토프 BCC이사회 의장과 인수계약서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BCC에 대해 또다시 특별점검에 나서면서 부실 뇌관이 다시 한번 터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경제 DB

도쿄지점 부당대출 의혹에 이어 카자흐스탄법인 부실 비리까지 금융당국의 국민은행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전광석화처럼 진행되고 있다. 이들 해외 부문 문제는 국민은행 안팎에서 언젠가 털고 가야 할 과제였다. 도쿄지점은 비정상적으로 대출이 급증하면서 대출처와 부실 의혹이 올 초부터 불거졌고 카자흐스탄의 센터크레디트은행(BCC) 법인건은 지난 2008년 투자 직후부터 부실논란에 휩싸였던 사건이다.

하지만 시점이 공교롭다. 당국은 물론 해외 현지당국으로부터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이에 따라 현지 실태점검 및 조사를 위해 정밀점검에 나섰다고 밝히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BCC 법인의 경우 현지당국이 추가부실에 대한 우려를 전해와 직접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 다음달 초 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사건이 강정원 행장 시절인 2008년이나 어윤대 회장 때 발생하고 문제가 불거진 사건이어서 당국이 이 시점에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는 것에 또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임 회장-이 행장 체제 초기 '뇌관 털고 가기'…"당국과 교감 나눴나"=당국의 전방위 조사에는 최고경영진이 바뀐 만큼 차제에 국민은행의 골칫거리를 털고 가자는 공감대가 은행 안팎에서 형성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취임 직후 첫 해외출장지로 카자흐스탄의 BCC를 선택했다. 지난해 말부터 현지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은 엄격해진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BCC의 대출 부실을 메우기 위해 일시에 적지 않은 대손충당금을 쌓으라고 요구했고 이 문제를 점검하고 해결점을 찾기 위해 이 행장이 직접 카자흐스탄을 찾았지만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은행은 2008년 강 전 행장 시절 BCC 지분 41.9%를 9,392억원에 사들였으나 투자 실패로 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강 전 행장은 이런 이유로 2010년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받은 데 이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도 취소됐다.

문제는 대규모 인사 징계에도 BCC를 폐쇄하거나 근원적인 조치가 없어 추가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점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부실이 누적되면서) 현재 BCC의 실제 가치는 1,000억원대를 조금 넘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실제 대손충당금은 과소계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현지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다음달 초 조사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도쿄지점보다 카자흐가 더 문제"라면서 "BCC 손실처리를 위해 작업이 이뤄진다는 말이 많아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서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은행 경영진은 BCC에 대해 추가증자 등을 통해 향후 영업력을 제고하며 장기적 접근에 나설지, 아니면 차제에 부실을 털고 아예 철수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체제 초기에 이 같은 부실 뇌관을 어떤 방향이든 처리하지 않고 곪도록 놔둘 경우 임기 내내 부담이 될 것이 뻔하다.

따라서 당국이 공개적으로 현지점검에 나서고 이를 토대로 나름대로 가이드라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향후 국민은행을 포함한 KB금융지주 경영진의 해외전략에 대한 보폭과 행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자흐스탄 문제는 철수할 경우 외교적 마찰이 빚어질 수 있고 추가지원에 나서면 현 경영진이 배임 문제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감독당국이 조사를 하면 어떤 결정이든 '명분'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전임자와 선 긋기 해석도=해외 부실 건들이 모두 강정원 행장, 어윤대 회장 등 전임자 시절에 이뤄줬거나 진행된 사건이라는 측면에서 전임자와 선을 긋는 효과도 있다. 특히 도쿄지점 부실대출 사건의 경우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당시 각각 KB금융지주 사장과 부행장으로서 조직에 몸담고 있을 때 진행됐던 사건으로 현 경영진도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차제에 당국이 확실하게 현지 부실 문제를 조사하고 이에 따른 제재조치를 내려줌으로써 향후 해외투자와 전략에 있어 현 경영진의 운신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도쿄지점은 대출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하고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본 금융청이 9월 한국 당국에 조사를 요청했고 당시 금감원이 현지조사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조사 결과 의심스러운 뭉칫돈 대출 정황이 들어나는 등 추가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이달 초 정밀점검을 위해 추가로 현지에 조사단을 파견해 실상을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문제의 장본인인 도쿄지점장은 강정원 행장 때 파견됐고 어윤대 회장 때 대출을 비정상적으로 늘렸다"며 "당시 일본 경찰당국의 고발조치도 있는 등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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