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회장은 27일 조선호텔에서 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재정부 장관 시절 환율 주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개입에 나섰지만 당시 언론을 비롯해 모두가 비판했다"며 "불과 2년 뒤인 2010년 11월 주요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에서 모두가 환율주권론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환율 전쟁이 벌어지자 강도 높은 외환시장 개입으로 원ㆍ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당시 강 회장은 수출기업인 대기업이 살아야 중소기업도 살아난다는 '낙수효과(트리클다운)'를 근거로 고환율 정책을 시행했다.
강 회장은 또 "(내가) 외환위기 책임으로 물러났다고 보도됐지만 1997년 차관으로 간 지 5개월 만에 외환위기가 왔다"며 "만약 외환위기의 주범이라면 (나는)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B노믹스의 핵심인 감세정책에 대한 옹호도 잊지 않았다. 강 회장은 "감세정책은 성장을 통한 세수확대에 본질이 있고 세계적으로 1975년 이후 이어지고 있는 트렌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금을 늘려 세수가 확대된다면 세금을 100%로 하면 될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폈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인수 실패와 관련, 강 회장은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겨냥해 "우리금융 회장은 산은이 인수하면 시너지가 없고 국민은행이 인수하면 시너지가 있다고 밝혔는데 국민은행(KB)을 산업은행(KDB)으로 잘못 안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으면서 "최근 미국 골드만삭스도 소매금융을 시작하는 등 소매와 도매금융을 같이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은의 우리금융지주 인수와 'KDB다이렉트' 예금 상품 출시 소매금융 확대의 정당성을 역설한 것이다.
세계경제 불황에 대해서는 "앞으로 엄청나게 오래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국가등급 상향 등 충분히 잘하고 있어 스스로 폄하하지 말고 공격적으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 정치적 포퓰리즘, 높은 대외의존도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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