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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명함 못내민 '밀라노 가구展'

“남의 잔칫상에 가서 구경만 하다 돌아온 격인가”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열렸던 밀라노가구박람회는 명성만큼이나 규모가크고 화려한 행사였다. 밀라노는 1년 365일 박람회가 열리는 도시로 가구는 물론 가죽, 모피, 신발, 원단 등 쟁쟁한 박람회가 쉴새 없이 줄을 잇는 다. 이번 박람회만해도 1,900여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20만명이 넘는 관 람객들이 몰렸다. 행사 기간인 엿새 동안 이탈리아 가구 산업의 1년치 매출의 4분의 1인 약 14조원에 달하는 거래가 성사된다고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아울러 참가업체들의 부스 임대료(평균 4,000만~2억여원)만으로 주최측은 개최 비용을 충당하고도 남을 정도로 실속 있게 운영된다. 그렇다고 돈만 낸다고 참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최측은 돈보다는 참가 업체의 수준을 까다롭게 따져 명성을 지켜가고 있다. 그러나 이렇듯 유명한 행사에 한국 업체는 명함 하나 내밀지 못했다. 주최 측인 이탈리아가구연합회의 파울로 롬바르디 사무총장은 “일정 규모의 매 출액과 수출 실적, 디자인의 수준 등을 기준으로 엄격하게 심사해 참가 자 격을 준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한국 업체들이 참가하지 못한 것은 우리가 그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43회를 맞는 밀라노가구박람회는 원래 이탈리아 가구업체들이 서로의 디자인 경향을 살펴보기 위해 만든 행사다. 따라서 박람회는 4분의 3 이상이 이탈리아 업체로 채워지고 나머지 4분의1 정도만 외국 업체에게 문호가 개방된다지만 그 자리에 한국 업체가 하나 도 참가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지난해에는 어린이가구 제조업체인 D사가 참가했지만 올해는 이 회사마저 출품은 하지 않고참관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우리 업체들은 주최측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이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국민 위주로 전시회를 운영하다 보니 외국업체에 제공할 만한 여유 공간이 없다는 것. 그러나 같은 외국업체인 독일 이나 덴마크, 홍콩 업체들이 이탈리아 업체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수억원을 호가하는 참가 비용만큼 소기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서, 혹은 주최측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 때문이라고 탓하기 전에 한국 가구의 현 주소가 과연 어디쯤인지 냉정하게 평가해 봐야 할 때다.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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