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진 '온정' 브리핑 눈길

한나라당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이 업무 첫날인22일 전임 전여옥(田麗玉) 전 대변인과는 사뭇 다른 브리핑으로 눈길을 끌었다.

같은 방송인 출신인 전 대변인이 각종 논평과 브리핑을 통해 날선 대여공세를펼쳤던 것과 달리 현안마다 다소 무리할 정도의 온정주의적 논평을 내놓았기 때문.

업무 시작 이후 처음으로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은 이 대변인은 "대변인 취임 이전에 잡힌 일정이 있어 일찍 자리를 떠야한다"며 양해를 구한 뒤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난자의혹' 사건과 추병직(秋秉直) 건설교통부 장관이 오포 비리와 관련해구속된 한현규 전 경기개발연구원장으로부터 5천만원을 빌려 쓴 것에 대해 짧은 견해를 밝혔다.

이 대변인은 황 교수와 관련해선 "지나가는 여성을 강제로 납치한 것도 아니고,자원해서 난자를 채취했고 보상했다면 큰 문제가 안되는 연구의 과정"이라며 "황 교수를 응원하고 싶다"면서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자연적으로 생성되고 없어지는 여성의 난자를 이용해 연구하는데, 절차에어긋나는 것이 있다고 먼저 철수하는 것은 세계에서 선두를 달리는 우리의 생명과학분야에 대한 시기심에서 비롯된 흔들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추 장관에 대해서는 "진상은 조사해야 하지만, 자기 정치 생명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5천만원을 받고 자기를 팔 수 있겠는가 생각했다"면서 청와대와 감사원, 건설교통부가 깊이 관여된 권력형 비리로서 `오포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공세를 강화하는 당의 입장과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이 대변인은 "마침 본인이 암 수술을 했다는 것 같은데,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고 돈이 없었을 것 같다"면서 "꿀 수도 있다는 생각이고, 그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문제"라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서는 "본인 성정이 워낙 온화한 데다,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아 그런 것"이라면서도 "야당 대변인으로서 제대로 일할 수 있을지 우려가 가는 측면도 없지않다"는 의견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