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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연인

[새영화] 연인

10일 개봉하는 ‘연인’(원제 十面埋伏)은 장이머우 감독의 두번째 무협 영화다. 전작 ‘영웅’에서 보여줬듯이 기존의 무협물과는 색다른 맛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기 충분했다. 강렬한 원색 터치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각종 특수효과, 차라리 무용에 가까운 무술장면 등은 그의 명성이 결코 허명이 아님을 증명했다. ‘연인’의 배경은 9세기 무렵의 당나라. 나라의 불안을 틈타 일어난 반란세력 ‘비도문’은 관군과 수년간 싸워 왔지만 여전히 그 세가 막강하다. 결국 관 장수인 리우(류더화)와 진(진청우)은 ‘비도문’의 우두머리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리우는 인근 홍등가에 새로 온 맹인 무희 메이(장쯔이)를 의심하지만 결코 그녀는 입을 열지 않는다. 계획을 바꾼 리우는 진을 변장시켜 메이를 감옥에서 구출시키고 그녀의 신임을 얻어 ‘비도문’의 은신처를 알아내려 한다. 그러나 계획은 중간에 꼬여 버린다. 진과 메이가 사랑에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복잡하게 꼬인 스토리로 반전에 반전을 꾀한다. 처음엔 다소 헷갈리지만 줄거리만 잘 따라가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뒷통수를 치는 맛은 없고 오히려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그 모든 계략 뒤에는 결국 메이의 사랑을 쟁취하려는 혈투가 기다리고 있지만 사랑을 그릴 만한 남녀간의 미세한 감정의 변화나 떨림은 보이지 않는다. 허술한 극적 짜임새에 반해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시각미는 현란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극 초반 메이가 기방에서 펼치는 춤사위는 원색의 질감과 몸동작이 절묘하게 결합돼 보는 이에게 아찔함을 던져 준다. 이후 대나무숲과 눈밭에서 벌어지는 각종 전투신들 또한 ‘예술적인 액션’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거장에게 ‘알맹이 없는 허술함’이 느껴지는 건 당혹스럽지만 ‘볼 거리’를 영화의 제1미덕이라 여기는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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