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획기적 '암 치료제' 물꼬 텄다
줄기세포 조절 단백질 새로운 기능 규명김빛내리 서울대 교수…간암ㆍ난소암 발생 전이와도 연관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에서 세포 발달단계를 조절하는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 단백질은 간암이나 난소암 등의 발생과 전이에도 연관이 있어 향후 새로운 치료제 개발도 기대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김빛내리(42)서울대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 줄기세포의 성질을 간접적으로 유지한다는 사실만 알려져 있던 단백질 ‘린28(LIN28)’이 조면소포체에서 생산하는 단백질 모두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4일 밝혔다.
조면소포체에서는 전체 단백질 중 대략 15~20% 정도가 합성되며 암세포의 전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상당수 역시 여기에서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린28이 배아의 초기 발달 과정에서 세포 전체의 균형을 조절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린28이 세포가 성장해야 하는 시기에 조면소포체 단백질 생산을 줄여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팀은 차세대서열분석기를 이용해 A4용지에 인쇄해서 쌓으면 한라산 높이를 넘는 막대한 분량의 자료를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향후 줄기세포의 유도와 관련 질병의 치료 기술 개발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라며 “간암, 난소암 등 여러 종류의 암 발생과 전이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린28 단백질의 이상 조절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도 가능성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생명과학 전문지인 ‘셀(Cell)’지 온라인 속보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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