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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변별력 상실" 비난 봇물

"수능 변별력 상실" 비난 봇물 예상보다 27점상승 진학지도 혼선 3∼5점 낮아진다던 출제당국의 예상과 달리 12일 발표된 2001학년도 수능성적 평균이 27점이나 상승하자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94학년도에 처음 수능이 실시된 이래 출제를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난이도 조절이 올해처럼 실패한 유례가 없었다는 것이 입시전문기관과 수험생, 학부모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선 고교마다 진학지도에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올해 수능시험이 너무 쉬워 지난해에 비해 380점대 이상 최상위권이 두텁게 형성되는 등 점수분포대가 '표주박'형을 이뤄 주요 대학의 특차 및 정시모집 경쟁률과 합격선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선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능점수가 가파르게 오른데다 각 점수대마다 동점자들이 몰려있어 점수에 따른 대학 및 학과 선별이 어려워 진학상담이 '수박 겉핥기'식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호소하고 있다. 대원외고 진학부장 김찬호(45) 교사는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되는 바람에 점수격차가 적어 수험생이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내신이나 논술이 합격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좋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할 것 같다"면서 "이는 해마다 수능 난이도가 너무 크게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쉬운 출제로 변별력을 잃은 수능으로 인한 고득점 인플레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수능시험에서 390점대를 받았다는 대원외고 유모(18)양은 "이번 특차모집에서 연ㆍ고대 상위권 학과를 도전해볼 생각"이라며 "수능시험이 너무 쉬워 성실하게 시험준비를 해온 학생들이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유양은 특히 "이번 수능은 쉬운 문제의 배점은 높고, 어려운 문제의 배점은 낮은 '역배점' 방식 때문에 중위권 학생들의 성적은 크게 오른 반면, 상위권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등 형평성에서도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도순(朴道淳)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지난해 어렵게 출제됐던 언어영역을 쉽게 출제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너무 컸고, 제2외국어영역도 처음 치르는 것이어서 난이도 조정에 애로가 많았다"며 난이도 조절실패를 인정하고 "향후 경험있는 교사 및 교사진 보강, 평가ㆍ협력위원과 출제위원간에 난이도 조정 강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예상 난이도 검토위원 수 확대 등" 대안을 제시했다. 박 원장은 "그러나 학교교육 정상화 및 과열과외 방지를 위해서는 '쉬운 수능'의 원칙이 중요하다"면서 "내년에도 예년처럼 상위 50%의 100점 만점 평균점수가 75∼80점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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