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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근대서화 120여점 한자리에

학고재, 24일까지 '한국 근대서화의 재발견' 展

석파 이하용 '병란도'

소격동 학고재는 '한국 근대서화의 재발견'전을 열고 1880~1940년대 37명의 화가가 그리고 쓴 미공개작 근대서화 120여점을 공개했다. 우찬규 학고재 대표가 최근 10년간 모은 작품들 500여점 중 명지대 미술사학과 이태호 교수가 엄선한 것으로 모두 처음 대중 앞에 선보이는 작품들이라 더욱 귀한 전시다.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10폭 난초 화첩인 '묵란첩'이 전시장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불우한 시절 그림을 팔아 생계를 이었던 그였지만 당시 추사 김정희가 '단군이래 최고 가는 난초 그림의 대가'라 극찬하며 서른 살 이상 어린 그에게 난초치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했을 정도다. 감상 포인트는 조선후기 봉건주의 시대의 내용을 소재로 하되 작가별로 어떠한 형식적 변화를 보였는지 살펴보는 것. 이들은 파격적 구도와 필묵의 활달함, 뚜렷한 작가 개성을 특징으로 한다. 한국 최초로 사진관을 만들어 운영한 어문 황철은 이전 서화에서는 보기 어려운 파격적 구도의 '묵죽도', 극적인 농담의 '봉황도'를 그려냈다. 백련 지운영의 '산수도'는 인상파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점묘법과 세련된 단순미로 눈길을 끈다. 항일 독립자금 마련을 위해 유난히 대나무를 많이 그렸던 금강산인 김진우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한편 문인화의 상징인 사군자가 처음 등장한 것은 명 때부터지만 매란국죽(梅蘭菊竹)으로 정립돼 성행한 것은 바로 이 근대 시기로 다양한 작품들은 문인들의 정기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일제 강점기 어려운 시기에 피어난 꽃(작품)인 만큼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감상하며 희망을 찾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24일까지. (02)72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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