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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정치 세력화' 노사관계 '태풍의 눈'
입력2004-04-06 00:00:00
수정
2004.04.06 00:00:00
김영기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일 내놓은 ‘노사관계의 현안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는 기업들의 노동계 원내 진출에 대한 우려감을 그대로 담고 있다. ▦비 정규직 처우 ▦주5일 근무제 ▦산별교섭 등 ‘트리플 악재’와 맞물려 현재 나타나고 있는 노동계의 입김 강화를 또 하나의‘태풍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재계가 춘투(春鬪)ㆍ하투(夏鬪)ㆍ동투(冬鬪) 등으로 대변됐던 지난해의 악 몽이 재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사정간 특단의 분위기전환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거듭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동계의 정치세력화=
경영자총협회의 한 관계자는 올초 노동계 인사의 원내 진출에 대해 “2~3석 정도가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 정도 숫자도 기업인들에게 는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총선을 목전에 두고 ‘노동계 국회의원’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동계 의원이 국회에서 하나의 세력으로 결 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동계 의원 탄생이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전경련이 실시한 설문 결과에서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됐다. 기업인들은 우선 노사문제를정치적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원리에 바탕을 둔 노사관계가 실종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설문 결과를 보면 실제로 10명 중 4명이 총선을 계기로 노사관계 법제도의 입법이 노동계에 훨씬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정치투쟁도 더욱 격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무엇보다 기업인들이 우려하는부분은 상급단체간의 노노 갈등이다. 현대중공업 비정규직의 분신 이후 나 타난 노노 갈등에서 보듯 노동계 내부에 상시 잠복한 갈등요인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점점 어두워지는 노사관계=
전경련 설문에서 올해 노사관계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 응답자는5%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 전경련 조사에서는 기업인 중 40.8%만이 올해 노사관계가 전년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악화 전망’에 응답한 비율이 54.2%로 올라갔다. 노사정간 사회협약이 맺어지면서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될 위기임을 보여준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교섭기간에 대한 응답에서도 나타났다. 응답자 중 교섭기간이 3~4개월 걸릴 것이라는 응답은 32.3%, 5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답한 곳도 9.2%에 달했다.
노사교섭 시기가 총선 이후로 지난해보다 늦게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 연투(年鬪)’가 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전혀 배제할 수만은 없는 함수임을 엿볼 수 있다.
◇'트리플 악재', 해법은 없나=
올해 노사협상에서 기업인들이 예상하는 가장 큰 마찰요인은 무엇일까. ▦ 근로시간 단축 문제(84.4%) ▦비정규직 문제(75.4%) ▦임금인상 및 근로조 건 개선요구(49.7%) 등의 순이었다. 문제는 핵심쟁점들마다 노사간 마찰로 비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
당장 주5일제의 경우 조사대상 기업 중 자사의 노조가 ‘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연월차휴가 축소는 반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업이 47%에 달했다. 반면 조사기업의 58.5%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법대로 기존 연 월차휴가 등을 축소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비정규직도 마찬가지다. 응답자 중 41.7%는 아예 외주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노조와 정반대의 모습이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4ㆍ15 총선이 끝나는 4~6월에 집중적으로 총투쟁이 예상되며 총선 결과에 따라 하반기에는 제도개선을 위한 노동계의 총력 투쟁도 가능할 것 같다”며 “중립적 위치에서 정부의 거중 조절 역할이 어느 해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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