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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와치] 더 작고 간편하게… 더 우아하게… 폼나는 싱글이 좋다

컵밥·국물 요리·바비큐폭립서 1인용 밥솥·미니와인까지 등장<br>혼자서도 의식주 해결 '척척'… 싱글족이 소비패턴도 확 바꿔








남자 연예인들이 혼자 사는 일상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주는 TV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등장인물들은 금요일 밤 집에서 빨래한 옷들을 개거나 휴대폰을 찾기 위해 쓰레기로 뒤덮인 탁자 위를 뒤적거리는 등 일반인들의 일상과 다를 바 없는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혼자 사는 일상이 대중적 인기를 얻을 만큼 우리 사회에서 싱글라이프는 소수가 아닌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도시에서 바쁜 삶을 살아가는 1인 가구 소비자를 겨냥한 상품 및 서비스들도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싱글라이프에서 매일 마주치는 가장 원초적인 문제는 '세 끼 식사를 어떻게 스스로 해결할 것인가'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인구와 가계통계로 본 1인 가구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2인 가구 이상의 평균 소비성향은 하락세를 지속한 반면 1인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1인 가구의 경우 소비지출 중 주거비ㆍ식료품비 등의 비중이 높아 소비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식품업계는 1인 가구 소비자를 겨냥해 '편의성'으로 무장한 다양한 가정간편식(HMR)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식품업계에서는 컵라면처럼 뜨거운 물을 붓거나 전자레인지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컵밥 제품 출시가 줄을 이었다. CJ제일제당이 편의점 전용제품으로 출시한 냉동 컵밥 '프레시안 볶음밥'을 비롯해 대상의 '정통 컵국밥', 풀무원의 '냉동국밥', 삼양사의 '밥맛의 비법' 등 다양한 컵밥 제품들이 나와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컵밥은 2,000~3,000원대로 가격이 저렴하고 이용하기 간편한데다 제품도 다양해 싱글족에게 인기"라며 "현재 약 1,500억원대인 즉석밥시장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ㆍ탕ㆍ찌개 등 국물요리 가정간편식 제품도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외식매장에서나 판매하던 스테이크ㆍ바비큐폭립ㆍ피자 같은 메뉴도 가정간편식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외식 계열사 CJ푸드빌과 협업해 가정간편식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으며 아모제ㆍ불고기브라더스ㆍ강강술래 등 외식기업들도 가정간편식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먹거리뿐 아니라 싱글족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생활용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23일까지 밥솥ㆍ세탁기ㆍ냉장고 등 1인 가구 맞춤형 소형가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소형 패키지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1인 가구 소비자를 위한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AK몰은 아예 식품ㆍ생활용품ㆍ소형가구ㆍ전자기기 등 싱글족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싱글족 전문관 '싱글라이프'를 3월에 개설했다. AK몰에 따르면 싱글라이프 오픈 이후 최근까지 4개월 동안 디자인 가구 매출은 41%, DIY 수납용품은 60%, 생활용품은 67%씩 증가했다.

가전시장에서는 싱글족을 겨냥한 미니 가전이 대세다. 세탁용량이 3.5㎏인 LG전자의 미니 드럼세탁기 '꼬망스'는 4월 시판 이후 하루 200~300대씩 팔린다. 13분 만에 1인분 밥을 지을 수 있는 쿠쿠전자의 압력밥솥 '쿠쿠미니'나 정수기능에 전기포트, 아이폰 충전기 등 복합기능을 가진 교원웰스의 미니정수기는 출시되자마자 인기상품으로 떠올랐다.

식품ㆍ생활용품 업계에서는 대용량이나 정상 용량이 부담스러운 싱글족을 겨냥해 소용량 제품으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롯데주류의 와인 '옐로우테일 미니세트'는 한 병이 기존 와인(750㎖)의 4분의1 크기인 187㎖로 혼자 마시기에 적당한 용량이다. 롯데제과가 가정에서 간편하게 음주를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해 내놓은 프리미엄 안주과자 '주셰프'는 500㎖ 맥주 한 캔에 딱 알맞은 소용량 포장제품이다. 농심의 '켈로그 시리얼 콤보팩'은 식사대용식을 원하는 싱글족을 위해 1회분(27g)의 시리얼을 개별 포장했다.

애경에스티는 8개 묶음으로 판매하던 제습제 '홈즈 제습력'을 5월 낱개 단위로 편의점에 출시했고 올 초에는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펜 타입의 의류얼룩 제거제 '리큐 스팟 휴대용 얼룩지우개'를 내놓았다. LG생활건강은 커피믹스 형태로 낱개 포장된 분말 세탁세제 '테크 4배 농축 세탁믹스', 기존 제품보다 용량은 줄이고 편의성을 개선한 섬유유연제 '샤프란 10배 농축' 등을 선보였다.

유형상품은 물론 무형 서비스도 1인 가구 마케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1인 가구의 통신요금을 절감해주기 위해 이동전화 한 회선과 초고속인터넷 또는 IPTV를 동일인 명의로 이용하면 요금을 할인해주는 유무선 결합상품 '한가족할인'을 출시했다. 기존 유무선 결합상품의 경우 이동전화 회선 수에 따라 혜택이 커지는 구조여서 1인 가구가 상대적으로 혜택에서 소외된다는 지적을 감안해 내놓은 상품이다. KT도 부모ㆍ형제 등 직계가족 명의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인 '올레인터넷 패밀리'를 운영하고 있다. 본가에서 독립해 생활하는 직장인 또는 학생들을 위한 상품으로 기획돼 1인 가구 고객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셀프 빨래방'도 성업 중이다.

세탁전문점 프랜차이즈 크린토피아는 2009년부터 세탁편의점에 코인워시(동전을 넣으면 자동으로 빨래하는 기기)를 결합한 형태의 세탁멀티숍을 도입, 현재 7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워시는 24시간 동안 운영되며 세탁에서 건조에 이르는 과정이 자동으로 신속하게 처리돼 싱글족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자판기처럼 코인워시만 설치해 운영하는 '코인워시 24'나 '크린업24' 등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이 밖에 음식점 메뉴 배달 서비스 전문업체인 '푸드플라이', 맞춤형 생활 서비스 제공을 표방하는 '해주세요' 등의 업체들도 1인 가구 증가가 성장세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만혼ㆍ이혼 등으로 40~50대 중년 남성 1인 가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기업들은 1인 가구의 세대별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전략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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