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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이명균 서울대 교수

구상성단 존재 세계 첫 확인… 우주 탄생·진화 비밀 풀 열쇠 찾아<br>처녀자리 은하단서 별무리 관측<br>최초로 태어난 별 가능성 제시

지구로부터 약 20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 모습. 은하와 은하 사이를 떠돌아다니는 구상성단의 존재가 처음으로 밝혀져 우주의 탄생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서울대

국내 연구진이 약 100만개의 별로 이루어진 구상성단(Globular Clusters)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검증해 우주 탄생과 진화 연구의 발판을 마련했다.

구상성단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천체가 우주가 생긴 초기에 만들어진 별일 가능성이 큰 만큼 성단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것은 우주의 탄생 과정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ㆍ한국연구재단ㆍ서울경제신문이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5월 수상자로 선정한 이명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2일 "방랑하는 구상성단이 실제로 존재함을 밝혀 세계적으로 관련 분야의 후속연구를 유발하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나라 천문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구상성단은 약 100만개의 별이 둥글게 모여 있는 거대한 무리로 주로 은하에서 발견된다. 구상성단의 지름은 30~40광년(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에 이른다. 은하는 보통 수천억개의 별로 이뤄지는데 구상성단은 은하 중심부에서 바깥까지 널리 분포한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에는 160개의 구상성단이 있다. 또 이러한 은하가 수백 내지 수천개 모여 있는 것이 은하단이다.

은하와 은하 사이를 방랑하는 구상성단이 존재할 것이라는 예측은 60여년 전 제기된 바 있고 최근에는 낱개의 구상성단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구상성단의 구조를 밝힌 적은 없었다.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주로 구상성단이 은하단 중심부에 몰려 거대한 구조를 이룰 것이라고 추측해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구상성단이 은하단에서 무거운 은하 주위로 몰리기도 하고 은하와 은하 사이를 떠돌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연구팀은 은하단 중 우리와 가장 가까운 처녀자리 은하단을 연구대상으로 삼았으며 '슬로운 전천 탐사(Sloan Digital Sky Survey)' 자료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처녀자리 은하단에 있는 구상성단 지도도 최초로 완성했으며 구상성단이 은하단 중심부에서 멀리까지 퍼져 있다는 점과 구상성단 대부분이 우주에서 최초로 태어난 천체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슬로우 전천 탐사는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아파치 포인트 천문대의 2.5미터 망원경과 CCD 카메라, 다중 천제 분광기 등을 통해 전 하늘의 4분의1을 탐사 관측하는 것으로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방법이다.

이 교수는 "우주의 새로운 거대한 구조를 발견한 것"이라며 "우주에서 최초로 태어난 별과 은하의 비밀을 밝힐 수 있어 우주의 거대구조 연구에 새 가능성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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