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대책 이후 한달] 전세시장 ■ 부동산 시장 점건 강남·분당 중심 전셋값 급등 '후폭풍' 서울 이달 1.08%올라 3년만에 최고… 매물도 품귀전세를 월세로 전환·오른 전세금 월세로 돌리기도전문가들 "신규 입주물량 풍부 일시적 현상 그칠것" 구동본 기자 dbkoo@sed.co.kr 관련기사 신규아파트 입주율도 덩달아 '껑충' [8·31대책 이후 한달] 후속입법 쟁점·전망 정부의 8ㆍ31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이후 한달이 되면서 부동산시장에는 전셋값 상승이라는 예기치 않은 후폭풍이 불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값 폭등의 진원지로 지목됐던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 신도시 등 소위 부자들이 몰려 사는 곳의 집값이 8ㆍ31대책의 직격탄을 맞아 하락세로 돌아선 대신 전세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전셋값 오름세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전세난이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거나 전셋값 상승세가 매매가격을 자극, 집값을 끌어올림으로써 서민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정도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강남ㆍ분당 등이 전셋값 상승 주도=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8ㆍ31대책이 영향을 미친 지난 26일 전셋값은 지난달 26일에 비해 서울은 1.08%, 신도시는 1.93% 뛰었다. 서울의 월별 전셋값 상승률은 2002년 8월 1.17% 오른 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권, 신도시에서는 분당의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강남구와 분당은 각각 서울과 신도시 전셋값 평균 상승률의 무려 두 배에 가까운 2.03%와 3.47%나 올랐다. 강남과 분당의 주요 단지에서는 전셋값이 한달새 최고 5,000만~8,000만원 올랐으나 그나마도 수요자가 많은 30평형대의 전세물건은 거의 없다. 강남 대치동 삼성 래미안 33평형 전세는 3억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뛰었다. 분당 서현동 시범삼성한신 32평형 전세는 2억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올랐다. 대치동 S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요즘 30평형대 전세물건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며 “어쩌다 턱없이 높은 가격에 전세가 한두건 나오더라도 금방 소화된다”고 전했다. 또 서울 지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3년 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02년 2월 66.8%를 기록한 후 줄곧 내림세를 보였던 서울 지역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16일 현재 40.7%로 전달에 비해 0.4%포인트 상승했다. 전셋값이 평당 1,000만원을 넘는 아파트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내에서 전셋값이 평당 1,000만원을 넘는 아파트는 1월 말까지만 해도 8,392가구였으나 21일에는 1만5,080가구로 80% 정도 늘었다. 서울시내에서 매매가가 평당 1,000만원 이하인 곳이 전체의 54.5%(약 60만가구)로 집계돼 서울 강남권 전세가격이 강북권 매매가격을 웃도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셋값이 이처럼 오르면서 강남과 분당 일대에서 계약기간이 만료된 전세를 월세로 전환,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하거나 기존 전세금은 그대로 둔 채 오른 전세금에 대해서만 월세로 돌리는 방식의 전ㆍ월세 재계약 사례가 늘고 있다. ◇“국지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듯”=전셋값 상승은 가을 이사철 전세수요가 몰린데다 8ㆍ31대책과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돌아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려 8ㆍ31대책으로 무거워진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畸璲?있는 것도 전셋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셋값 오름세는 주로 교육환경과 주거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곳 등에 국한돼 나타났다. 실제로 부동산114의 9월 지역별 전셋값 상승률을 보면 서울의 경우 강남구 외에 강북구(1.84%), 송파구(1.83%), 양천구(1.60%) 등에서 높았던 반면 서대문구(0.03%), 동작구(0.22%), 영등포구(0.34%) 등에서는 낮았다. 신도시에서도 분당과 평촌(1.61%)만 1%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데 비해 일산ㆍ산본ㆍ중동에서는 0.10~0.40% 증가율에 그쳤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전셋값 상승세는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심각하게 받아들일 만큼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며 “가을 이사철 수요가 해소되고 강남 등에 신규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상승세가 점차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교통부의 한 관계자도 “과거 20년간 서울 전세금 평균 상승률이 9월 2.3%에서 10월 0.1%로 떨어졌다”며 “다음달부터 전세금 안정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이 전세시장을 낙관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근거는 수급 안정에 도움을 줄 신규 입주물량 증가와 서울의 경우 여전히 50%를 밑돌고 있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다. 내집마련정보사는 다음달 신규 입주예정 아파트가 서울 3,317가구, 수도권 1만380가구, 지방 1만6,973가구 등 총 3만670가구로 이달보다 3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또 최근 전셋값 상승이 전세대란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어 있는 다세대ㆍ다가구 주택이 많고 오피스텔 공실률이 높아 세입자들이 아파트만 고집하지 않을 경우 얼마든지 살 집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5/09/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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