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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남성학] 발기콘돔

자주 착용하면 오히려 발기력 약화

‘곤도-무를 현미경으로 자세히 검사해 보면 조그만 구멍이 무수히 있습니다. 그러기에 임질균과 매독균이 들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두꺼운 것을 사용하면 남녀 모두 감각이 감소될 것이니 그럴 수 없는 것이지요.’ 1931년 월간 ‘삼천리’에 게재된 기사로 콘돔 제조술의 부실함을 꼬집고 있다. 당시 산아제한과 성병예방을 위해 콘돔사용을 적극 장려했는데, 다산을 원하는 남성 입장에서 보면 탐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콘돔의 부실함을 거론하는 기사가 게재되었는데 프랑스의 귀족 비녜 여사도 초기의 콘돔을 ‘세균에는 거미줄이고 사랑에는 강철’이라며 비꼬았으니 거칠고 두꺼운 재질인데다 불량품까지 많아 여성들의 불만도 상당했다. 또 인기 직업이었던 교원의 월급이 50원이던 때 국산 콘돔은 3개들이 한 묶음이 1원, 수입품은 3원50전의 고가였기에 대중화되지 못했고, 군인에게도 매월 2개씩만 지급할 정도로 귀했다. 따라서 한 때 병영의 위안부들은 사용한 콘돔을 깨끗하게 씻어 두었다가 손님이 오면 소독 가루를 뿌려 재활용했다. 이렇게 성능을 비판 받았던 우리나라 콘돔은 이제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제품도 형광콘돔에서부터 은나노 건강콘돔까지 다양해졌는데 최근 발기콘돔이 시판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발기콘돔은 심벌이 우람하게 발기한 형태로 매우 두껍고 견고하다. 따라서 발기력이 약하거나 왜소한 남성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귀두와 음경의 형태가 실제와 유사하게 만들어졌으며 미세한 피부의 주름과 힘줄도 나타내 성감을 높여준다고 한다. 매독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개발된 콘돔은 16세기 이탈리아의 의사 팔로피오에 의해 요즘의 씌우개 형태가 탄생했다.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는데 행복한 얼굴(네덜란드), 핥아(미국), 코브라 맘바(스웨덴), 힘자랑(미국), 있는 듯 없는 듯(일본)과 같은 야릇한 상표로 팔리고 있다. 발기콘돔은 콘돔이라기보다는 딜도와 유사한 기능을 갖는 보조기구라고 할 수 있다. 남성이 실제로 착용하고 관계를 갖기에 자위도구로 볼 수는 없지만 성감을 높이기 위한 보조 도구이기 때문이다. 발기콘돔이 개발된 비결은 남성의 대다수가 왜소 콤플렉스를 겪고 있는데다, 여성들도 우람한 심벌을 통해 쾌감을 증폭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기콘돔의 착용은 오히려 발기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자신의 약점을 극명하게 보여주어야 하는 만큼 자신감을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또 여성들도 이물감으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왜소 콤플렉스나 발기력 저하로 부부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1회용의 불편함은 물론, 자존심을 다치지 않고 영구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나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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