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2·4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3·4분기 실적 추정치를 재조정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적이 하향 조정되면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 랠리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대비 1.00%(1만3,000원) 오른 13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놓았음에도 주가는 이틀 연속 오름세다. 2·4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벌써 3·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큰 오차를 보인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4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5% 줄어든 55조930억원, 영업이익은 15.41% 감소한 8조5,97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2·4분기 실적 발표 후 증권사들이 잇따라 실적 추정치 조정에 나서면서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3·4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54조9,644억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8조5,548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아직도 실적 추정치가 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현재 주가가 싸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적극적으로 삼성전자의 매수에 나서기가 부담스럽다"며 "증권사들이 서둘러 3·4분기 실적을 내려 잡고 있지만 2·4분기 이미 1조원이 넘는 오차를 보였던 만큼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2·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실적 추정치도 조정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랠리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전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7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내려잡았고 한국투자증권도 기존보다 20만원 적은 160만원을 새로운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이 밖에 IBK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65만원으로 각각 3%씩 하향 조정했고 KDB대우증권도 160만원을 제시하며 10만원 내렸다. 특히 160만원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던 대신증권은 이날 증권사 중 가장 낮은 140만원의 목표주가를 내놓았다. 실적발표 전 170만5,000원을 기록했던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평균은 현재 167만7,000원으로 내려왔다. 동부증권이 사업 부문별 구체적인 실적 확인 후 실적 추정치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삼성전자의 실적 및 목표주가 하향조정세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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