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니파 의원들은 시아파가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며 새 통합정부 구성 논의에서 빠지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라크 정국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라크 보안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이라크 동부 디얄라주의 마을 이맘 와이스에서 수니파 사원인 무사브 빈 오마이르 모스크에 무장괴한들이 난입, 자살폭탄 공격과 기관총 사격을 가했다.
테러 발생 직후 이라크 보안군과 시아파 민병대원이 현장에 달려갔으나 도로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지체된 사이 무장괴한들은 달아났다.
정부 관계자와 현지 의료진은 이날 테러로 모스크에서 기도를 올리던 수니파 주민 등 70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AP는 병원 관계자를 인용, 최소 64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는 시아파 민병대원 4명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를 누가 저질렀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수니파 정치인들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시아파라고 지목했다. 특히 살림 알주부리 국회의장과 살레 알무틀라크 부총리가 속한 수니파 정파들은 새 통합정부 구성 협상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이들 수니파 정파는 “새 정부 탄생과 (이를 위한) 정치적 절차를 원한다면 48시간 안에 가해자를 잡아 넘기고 피해자 가족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디얄라주의 수니파 정치인들은 앞서 이날 시아파 민병대 지도자의 호위대가 폭탄테러 공격을 받아 경호원 3명이 다쳤고, 이번 모스크 테러는 그에 대한 시아파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고 AP는 전했다.
하지만 수니파 과격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최근 현지 유력 수니파 부족들에 가입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마을 관리들의 말 등을 토대로 IS가 수니파 모스크를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11일 푸아드 마숨 대통령이 하이데르 알아바디 제1국회부의장을 총리로 지명한 뒤 다수 시아파와 소수 수니파, 쿠르드족을 아우르는 새 통합정부 구성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라크는 지난 8년 동안 시아파 출신인 누리 알말리키 전(前) 총리의 수니파·쿠르드족 차별 정책으로 수니파 반군이 득세해 국론 통합이 절실하다.
AP통신은 이런 상황에서 이번 테러가 시아파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통합정부를 구성하려는 알아바디 총리의 노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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