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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으로 비운 꼬리표 뗀 문대성

"이제 나를 비운의 스타라 부르지 말라." 한국 태권도의 간판 문대성(28.삼성에스원)이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에 마지막인 9번째 금메달을 선사하며 `비운의 태권스타'라는 꼬리표를 훨훨 날려버렸다. 문대성은 30일 새벽(한국시간) 아테네 팔리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80㎏이상급결승에서 홈팬의 열광적인 성원을 등에 입은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그리스)를통쾌한 KO로 누르고 한맺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대를 매트에 고꾸라지게 만든 전광석화 같은 그의 왼발 뒤후리기는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의 위상을 세계 만방에 알리기에 충분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출전이 어처구니없이 좌절된 뒤 보낸 통한의 세월을 만회하기 위한 문대성의 발차기는 16강전 상대를 몸풀듯 7-2로 가볍게 제압하면서 시작됐다. 매트에 적응이 된 문대성은 8강전도 6-2로 쉽게 이기고 승승장구, 준결승에 올랐으나 상대는 시드니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만큼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 공격을 시도하던 문대성은 갑자기 왼 무릎이 시큰함을 느끼면서 매트에 풀석 앉고 말았다. 자신의 주무기인 왼발 무릎이 시큰거렸지만 '여기서 주저앉으면 끝장이다'고 몇번이고 스스로를 채근했다. 이를 악문 문대성은 점수를 주고받다가 5-3의 힘겨운 승리를 이끌어냈고 결승에서는 오히려 아픈 왼발 뒤후리기로 통쾌한 KO승을 따내며 한국 태권도의 위용을 떨쳤다. 문대성은 경기후 "손목 부상도 완쾌가 안된 데다 왼쪽 발목과 무릎을 심하게 다쳐 결승에서는 도저히 발차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면서 "한방에 끝낼 수 있도록하느님께 기도했다"고 말했다. 시드니올림픽 출전 좌절의 아픔을 딛고 2002년부산아시안게임에서 화려하게 재기, 올림픽 정상에 오른 문대성은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서라면 뼈 부러지는 것 정도야 감내할 수 있다"며 남다른 투혼과 기상을 내보였다. 다리를 절룩거리며 시상대에 오른 문대성은 그동안 켜켜이 쌓였던 마음의 앙금을 모두 날려보낸듯 환하게 웃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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