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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날씨는 경쟁력이다


제빵업체 P사는 기상정보업체와 매장이 위치한 지역별 날씨와 날씨에 따른 제품별 판매율을 나타내는 '날씨판매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각 점주들은 POS시스템을 통해 비가 오는 날에는 피자빵ㆍ고로케 같은 기름기 많은 빵이, 무더운 날에는 빙수ㆍ샌드위치의 판매량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P사는 이 시스템을 통해 제품 판매량을 예측하고 주문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손실은 줄이는 대신 매출은 30%가량 늘렸다.

패션업체 B사도 민간 기상업체가 제공하는 장기기상 전망을 분석해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시기를 조절하거나 날씨 변화에 따라 제품 수요를 예측해 매장에 추천 상품을 알리고 있다. 본사 공지에 따라 매장에서는 진열 상품을 바꾸고 홍보해 전년 대비 30%의 판매 증가를 보였다.

대전의 한 김밥집은 날씨예보를 수시로 확인해 맑은 날, 비 오는 날에 따라 고객들이 좋아하는 김밥 종류를 파악해 식자재를 준비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3배로 늘렸다. 기업처럼 시스템을 활용한 것은 아니지만 김밥집 최고경영자(CEO)만의 훌륭한 날씨경영 방식이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은 날씨 위험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날씨위험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날씨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의 사례와 같이 기상정보를 활용해서 제품이 어떠한 날씨에 잘 팔리는지를 덜 팔리는지를 분석하고 날씨에 따른 위험이나 기회가 없는지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손실은 줄이고 매출은 늘리는 것이 바로 '날씨경영'이다. 날씨가 국내 전체 산업의 70∼80%에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태풍ㆍ폭우ㆍ폭염ㆍ폭설 등의 기상재해가 빈발하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날씨로 인한 기업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실 기업들의 이러한 시도는 이미 변화된 새로운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다.

날씨예보 이용 매출확대 기업들 늘어

기업들이 날씨경영 방법을 통해 날씨위험을 분산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기상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부는 기상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육성ㆍ발전시키기 위해 기상산업진흥법을 2009년 12월에 시행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기상위험관리를 국가업무로 단순히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날씨를 산업적 측면에서 접근해 한 단계 발전시키도록 한 데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기상청이 기상산업의 육성 및 발전을 책임을 맡고는 있지만 기관장에 따라 산업 육성 의지나 정책이 바뀌는 등 일관성이 없는데다 무엇보다 기상업무에 대한 민관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상서비스의 많은 분야가 중복되거나 혼선이 초래되고 있다. 심지어 기상청은 민간예보를 하는 기상사업자를 경쟁자로 인식하기도 한다.

반면 우리와 달리 미국ㆍ일본ㆍ유럽의 국가들은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기상산업을 국가 사회ㆍ경제에 필요한 기간산업이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동력산업으로 인식해 체계적으로 육성ㆍ발전시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민관의 역할 분담을 통해 국민의 생활, 재산을 보호하면서 국가 경제를 증진하는 데 상호 협력하고 있고 일본은 기상산업을 생존권 산업으로 인식해 공공기관을 통해 기상사업자를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상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민관 역할 분담을 통해 기상청은 본연의 업무인 재해예방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기상사업자는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중앙 정부는 부족한 기상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산업계가 자발적으로 기상이변과 기후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기상정보를 비롯해 10개 전략 분야의 공공정보를 민간에 적극 개방하고 이를 기업이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3.0 비전'정책을 선포했다. 이는 공공정보를 활용한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 창출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모범 사례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기회로 기상산업 육성해야

'기상에 대한 투자는 투자액 대비 10배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세계기상기구가 밝혔듯이 기상산업을 육성하면 기상재해 예방을 통해 사회ㆍ경제적 효과는 물론 국민의 재산과 인명을 지킬 수 있으며 정부가 기대하는 일자리 창출과 산업동력으로서의 역할도 이를 수 있다.

무엇보다 날씨로 인해 발생되는 리스크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가 안보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가경쟁력 강화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국내 기상산업 발전에 정부가 적극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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