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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도 '순익 1兆 클럽' 시대

작년 영업익 42배 급증ㆍ부채비율 96%

하이닉스도 '순익 1兆 클럽' 시대 작년 영업익 42배 급증ㆍ부채비율 96% ‘하이닉스반도체와 LG전자가 합병을 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이 하이닉스를 인수한다?’ 최근 반도체 업계와 증시 안팎에서 하이닉스가 주인공이 돼 나돈 루머들이다. 해당 기업들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함으로써 결국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초우량 기업’, ‘알짜 기업’이라는 찬사까지 듣는 기대 밖의 소득(?)을 거뒀다. 하이닉스가 수년 째 이어져온 ‘부실 기업’ 딱지를 떼고 시장에서 관심을 끄는 ‘알짜매물 1호’로 화려하게 부활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경영정상화의 문턱에 한발 더 다가섰다. 직원들은 벌써부터 다음달쯤 나올 200%가 넘는 성과급을 손꼽아 기다리며 ‘격세지감’을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완전한 경영정상화의 길목에는 도사리고 있는 변수들도 적지 않다. ◇‘순이익 1조클럽’ 시대 개막=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을 실현해 기업 경쟁력에서 경쟁업체와의 차별성을 확고히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3일 오후 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옛 증권거래소) 21층 대회의실. 정형량 부사장과 권오철 전무 등 하이닉스 임원진들은 지난해 경영실적을 설명하면서 시종일관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었다. 하이닉스는 이날 지난해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970억원 ▲영업이익 2조240억원 ▲순이익 1조7,23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이 58%, 영업이익은 무려 4,243%나 급증하면서 흑자전환과 함께 ‘순익 1조클럽’ 시대를 열었다. 또 지난해 4ㆍ4분기에만 4,5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재무구조도 한결 좋아졌다. 지난해 말 외부 차입금이 2조1,52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5,970억원을 줄어들어 차입금 비율이 138%에서 48%로 크게 떨어졌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 2003년 201%에서 지난해 말에는 96%까지 낮아졌다. 정 부사장은 “올해 반도체 경기가 양호한 편은 아니지만 해외 어느 경쟁업체에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이 같은 성과는 ‘경영정상화’의 길로 본격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채무재조정을 통해 워크아웃에서 조기 졸업시킨 뒤 보유지분을 매각하는 구상도 흘러나오고 있다. ◇“경영정상화 속단은 일러”= 하이닉스는 지난해 비메모리(시스템IC) 사업을 매각한 뒤 올해를 ‘메모리 전문업체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 경영정상화 행보에 가속도를 붙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영구조 개선 및 사업구조조정 ▲위기경영체제 구축 ▲중장기 성장기반 확충 ▲핵심 경쟁력 강화 등의 중점 추진전략도 마련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말 하면 메모리 전문업체로의 ‘홀로서기’ 자체가 완전한 경영정상화 여부에 오히려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과 전망이 좋은 비메모리를 떼어내고 시장의 부침이 심한 메모리만으로 이른바 ‘외발 자전거’를 타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의 급락과 함께 메모리 주력제품인 D램 가격까지 크게 떨어지는 등 최근의 시장여건도 좋지 않다. 하이닉스는 대부분의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데다 D램이 전체 매출의 80~90%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에 미치는 악영향도 상대적으로 크다. 해외경쟁 업체의 계속되는 ‘견제’도 부담이다. 현재도 일본의 도시바와 미국의 램버스, 미국정부 등으로부터 5건 안팎의 특허침해 및 반독점법 위반 소송 등에 휘말려 있다. 경영실적 호전에 이은 중국시장 진출 등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하이닉스의 행보 제동을 걸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거에도 빚이 많고 현금흐름이 나빠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혔을 뿐 제품이나 기술력 면에서는 결코 경쟁사에 뒤지지 않았다”며 “D램과 플래시메모리를 양날개로 삼아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rain@sed.co.kr 입력시간 : 2005-03-0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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