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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 예산 195兆 요구] "쓸 만큼만…" 예산 쟁탈전 사라져
입력2004-06-13 17:10:22
수정
2004.06.13 17:10:22
'톱다운제도' 도입으로 사상최저 증가율 보여<br>기금 요구액등 증가 '광의의 재정' 100兆 눈앞<br>추경등 재정압박에 일반예산 줄어들 가능성
[정부, 내년 예산 195兆 요구] "쓸 만큼만…" 예산 쟁탈전 사라져
'톱다운제도' 도입으로 사상최저 증가율 보여기금 요구액등 증가 '광의의 재정' 100兆 눈앞추경등 재정압박에 일반예산 줄어들 가능성
정부 내년예산 195兆 요구
분야별 예산요구 현황
국회는 긴축예산 '무풍지대'
이색사업 어떤게 있나
중앙정부부처가 내년도 살림살이를 위해 요구한 예산요구안의 가장 큰 특징은 ‘일단 많이 따고 보자’는 예산 쟁탈전이 사라진 점이다. 김병일 예산처 장관은 “전체 예산규모로는 정부수립 이래 가장 낮은 요구증가율을 보였다”며 “각 부처가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을 먼저 보고, 예산안을 짤 수 있게 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정부부처 '쓸 만큼만 요구하자'=
정부부처의 예산요구 증가율(일반회계 기준)은 ▦2001년 32.2% ▦2002년 29.9% ▦2003년 25.6%,▦2004년 30.8%대로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11.7%%대로 뚝 떨어졌다.
인건비, 교부금, 예비비를 제외한 실제 사업비도 9.6%(6조4,000억원) 늘어난 73조원 남짓에 그쳤다. 2004년 예산요구 당시 사업비만 50.2% 늘어난 96조2,000억원을 요구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예산처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는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각 부처들이 의욕적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신청하고 보자는 경향이 극심했던 탓”이라고 말했다.
나름대로 짜임새 있는 예산 요구안이 나온 가장 큰 이유는 톱 다운(Top Down)제도에 있다. 이는 예산처가 부처별 예산 지출한도를 잠정적으로 정해주면 부처들이 전문성을 살려 세부내역을 조정, 필요한 예산만 요구하는 제도. 전체 부서의 75%가량이 예산요구안을 제출할 때 예산처가 제시한 지출한도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 500조원 시대 눈앞=
정부 각부처가 스스로 허리띠를 졸마매는 가운데서도 광의의 재정 규모는 500조원 시대를 앞두게 됐다. 국정과제 사업과 기금의 요구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예산과 기금을 합친 요구액은 499조9,000억원.
500조원에서 딱 1,000억원 모자라는 규모다. 물론 요구액이 전액 반영되는 게 아니고 특별회계와 기금의 중복부문이 있으며 기금 부문의 삭감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광의의 재정 요구액이 500조원 시대가 됐다는 점은 그만큼 나라가 신경써야 할 부문이 늘어나고 공공부문의 지출수요도 커졌다는 점을 의미한다.
당장 국가균형발전, 동북아 경제중심등 국정과제 사업은 큰 폭의 증액이 요구됐다. 인천국제공항 2단계 건설(증액 요구 65.4%), 지역특화산업 육성(53.5%), 국민임대주택(27.8%) 사업이 증액요구가 큰 사업들이다.
기금운용액 요구안은 예산보다 큰 증가세를 보였다. 실업급여대상이 확대되면서 내년 실업급여는 올해의 1조1,561억원보다 35.6%가 급증한 1조5,676억원에 달하는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여기에 외국환평형기금 운용 요구액이 19조1,000억원이 늘어난 40조2722억원으로 집계, 전체 기금운용 규모가 300조원을 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공적연금 중 국민연금 급여 요구액이 3조8256억원으로 올해보다 22.4%가 늘어난 점도 주목된다.
◇요구안 반영정도는 의문=
예산 요구안은 오는 9월초까지 요구 검토 및 예산안 편성, 9월중순까지 예산자문회의, 9월말까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0월2일 국회에 제출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수형편이 그리 좋지 않은데다 추경편성 등이 진행되면 재정압박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한미군 감축, 용산기지 이전에 신행정수도 이전 등 엄청난 금액의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이 본격화하면 특별회계가 늘어나고 일반예산은 줄어들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
입력시간 : 2004-06-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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