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미국 금융株 무더기 폭락사태 올수도"

신용등급 하락·디폴트방지 비용부담 확산 도미노<br>지방채시장도 금리 하룻밤새 두배이상 급등 '흔들'<br>車빅3 신용등급도 강등…경기침체 본격화 가능성


미국 금융시장에 모노라인(채권보증업체)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올 들어 다소 진정기미를 보이던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금융위기는 모노라인의 등급 하향 소식에 다시 증폭되는 양상이다. 모노라인은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보증하는 신용보증기관으로 이들의 신용등급 하락은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의 부도 위험성을 그만큼 높이게 된다. 지난 19일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 내 1ㆍ2위 모노라인인 MBIA와 암박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2’와 ‘Aa3’로 각각 다섯 단계, 세 단계 강등했다. 이튿날 이 소식이 전해지자 다우존스 주가는 지난 3월17일 이후 처음으로 1만2,000선이 재차 무너지고 회사채 부도 위험도 크게 치솟았다. 이날 MBIA의 주가는 0.86달러(13%) 급락한 주당 5.59달러에 마감했다. 암박은 1% 오른 주당 2.05달러에 장을 마쳤다. 두 회사의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각각 86%, 98%나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 MBIA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담보물 및 상환금으로 준비해야 하는 금액이 74억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모노라인의 파산설까지 나오면서 두 보증업체가 선채권의 디폴트(지급불능)를 막기 위한 보험 파생상품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의 프리미엄이 급증했다. MBIA는 일단 현금 및 단기 투자금 40억달러, 담보권 10억달러, 현재 152억달러의 유동자산을 확보해놓았으며 상환액을 부담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금융시장에서는 향후 금융기관들의 추가 대손상각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앞으로 모노라인이 보증한 채권을 거래한 미 은행들이 줄줄이 추가 대손상각 비용을 책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신용등급 하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디스의 모노라인 등급 강등이 다른 소규모 동종 업체들의 등급과 주가를 떨어뜨리고 디폴트를 막기 위한 비용부담을 증가시켰다”며 “미 금융주가 무더기로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억만장자인 투자가 윌버 로스도 20일 “MBIA와 암박의 신용등급이 다시 ‘Aaa’로 상향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신용경색으로 투자자들은 앞으로 채권을 살 때 등급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비교적 안전한 시장으로 인식돼온 약 2조6,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지방채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이번 모노라인 강등 사태로 미국 단기 지방채권의 금리가 하룻밤 사이 두배 이상 폭등했다. 20일 채권시장에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앨리나 헬스 시스템과 켄터키주 루이즈빌의 뱁티스트 헬스케어,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칠드런스 하스피털의 채권금리는 9%까지 급등했다. 그전까지 이들의 채권금리는 5% 수준이었다. 암박이 보증한 캘리포니아주 주택금융청의 단기채권 금리도 4.5%에서 9%로 뛰었다. 이번 위기는 미 금융시장뿐 아니라 산업 전반으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유가 등 악재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미 3대 자동차 메이커들도 20일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앞으로 생산 및 판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로버트 슐츠 S&P 신용분석가는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의 수요가 급감하는 데 따라 앞으로 빅3의 현금흐름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S&P는 또 GM의 금융자회사인 GMAC 등 3사의 금융 관련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우려를 키웠다. 이에 따라 이제 미국의 신용위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제2의 위기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고유가 악재와 함께 자동차 ‘빅3’사의 경영위기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미국 내 경기침체(Recession)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국경을 넘어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월가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모노라인 등급 강등으로 미국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다시 한번 노출됐다”면서 “앞으로 신용기관들의 금융경색은 물론 제조업의 경영부진과 고유가 및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비위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승연기자 bloom@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