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분석(섹터) 애널리스트들이 상장사의 올 1ㆍ4분기 실적 전망치를 연초 제시했던 것보다 하향 조정할 움직임이다. 이들은 특히 IT, 소재 업종 등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ㆍ4분기 이익, 전년동기보다 40% 가까이 줄 듯=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의 지난해 4ㆍ4분기 실적 발표 직후 앞으로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상장사의 1ㆍ4분기 실적 전망치를 연초보다 더 낮출 계획이다. 올해 초 상장사 실적이 전년보다 2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서울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유가증권거래종목 가운데 219개 분석 대상 기업의 올 1ㆍ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0조6,4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61%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 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무려 3분의 1 이상 감소하는 셈이다. 특히 이 같은 전망치는 연초 집계치(-22.30%)보다 10%포인트 이상 더 떨어진 것이다. 최근 기업들의 4ㆍ4분기 실적 발표 및 올해 연간 전망이당초 예상보다도 훨씬 암울한 것으로 드러나자 애널리스트들이 앞다퉈 실적 전망을 더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 업종을 담당하는 윤관철 한양증권 연구원은 “며칠 전 실적을 발표했던 상장사의 경우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적자로 전환되는 등 경기가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나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분석 대상 기업의 실적 예상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섹터 애널리스트는 “최근 기업들은 4ㆍ4분기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고, 연간 실적으로 묶어서 발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급격히 나빠진 4ㆍ4분기 실적을 감추기 위한 ‘물타기 전술’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 ‘먹거리’ 업종 빼곤 줄줄이 하향= 특히 국내 대표 수출 기업들이 몰려 있는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전망치가 추락하는 상황이다. IT업종(23개 기업)의 경우 1ㆍ4분기 영업 적자가 1조3,187억원으로 1월초 제시된 전망치(-3,624억)보다 무려 1조원이나 더 확대될 것으로 집계됐다. 오인범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 1월 우리의 IT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9% 감소한 70억 달러에 달했다”면서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재고 조정과 실물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실적 전망 하향 조정 기업 6곳 가운데 5개 기업이 IT종목이었다. 이밖에 철강주들이 몰려 있는 소재 섹터의 1ㆍ4분기 전망치가 연초보다 26.62%포인트 더 떨어졌고, 경기소비재 업종도 1월초 집계 당시에는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번에는 6.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먹거리 등 필수소비재 업종의 1ㆍ4분기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5.36%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필수 소비재 업종의 실적 전망치는 1월초 측정치에 비해 유일하게 상향 조정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