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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그냥 살았다

제9보(116~121)



복통은 점점 심해졌다. 목진석은 초읽기에 몰리고 복통에 시달리고 낭패감에 휩싸였다. 낭패감은 상대가 거만하게 손을 빼었는데도 결정적인 수단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찾아온 것이었다. 한편 이세돌은 이제 비로소 미세한 계가바둑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좌변의 흑대마는 패가 나지만 백도 부담이 상당한 패이므로 결행하기 어렵다고 믿었다. 그가 은근히 걱정한 것은 백이 참고도1의 백1로 쳐들어오는 것이었다. 흑이 2로 받으면 백3으로 붙이는 수가 있다. 아무래도 그냥 잡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고 참고도2의 흑1로 받으면 백3 이하 11로 그냥 수가 난다. 이세돌은 마음속으로 작정을 했다. 참고도2는 말도 안되니 일단 참고도1의 흑2로 받고 버티어 봐야지. 그런데 목진석이 아주 이상한 수를 두었다. 백20으로 따낸 이 수. '이게 뭐지?' 잠시 눈을 꿈벅거리던 이세돌은 비로소 사태의 진상을 알아차렸다. 상대가 지금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잠깐 연민의 감정이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그러나 이것은 엄연한 타이틀매치. 좀 안됐지만 승리를 접수해 버리는 도리밖에. 이세돌은 흑21로 깨끗하게 살아버렸다. 원래는 패로 살 수밖에 없었던 흑대마가 아무 보상을 치르지 않고 그냥 산 것이었다. 검토실의 김승준과 김성룡은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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