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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정정 갈수록 불안… 다국적 석유기업 엑소더스

살레대통령 비상조치법 발동… 야권·시위대 "즉각 퇴진" 반발<br>OMV등 메이저社 철수 행렬… 원유 생산·수송 차질 불가피

예멘 정국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극심한 혼란에 빠지자 주요 다국적 석유 기업들이 예멘에서 직원들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연내 퇴진하겠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오히려 헌법 정지 등을 담은 비상조치법을 발동해 예멘의 정정 불안은 심화하고 있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국영석유회사 OMV를 비롯해 노르웨이 DNO, 미국의 옥시덴탈페트롤리엄, 프랑스 토탈 등이 예멘 철수에 나섰다. 대부분의 다국적 석유 메이저 기업들은 정치적 소요가 심한 마리브 지역을 피해 자국의 숙련공들을 철수시키고 있다. 예멘은 세계 석유와 가스 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지정학적 가치가 커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직원 철수 결정은 국제 석유 시장에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중동의 잇따른 정정 불안으로 화석연료산업이 점차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해 원유 가격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예멘은 글로벌 전략 운송 경로 중 한 곳인 밥 엘 만답 해협의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아덴만과 홍해를 연결하는 이 해협을 통해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3.5%에 달하는 320만 배럴의 원유가 매일 통과한다. 이 해협을 지나야 수에즈 운하로 진입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프랑스 석유 대기업 토탈은 생산 수송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밝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예멘은 지난주 일부 유전지역에서 파이프라인 폭발로 수송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직원들의 철수로 인해 생산 차질까지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생산과 공급 차질도 조만간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프랑스 석유 대기업 토탈의 대변인은 "자사가 주도하는 예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정정 불안으로 공급 장애가 발생하고 국제법상 불가항력 조항 신청을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무엘 씨스주크 IHS 중동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군부대가 예멘의 북쪽 지역에 주둔하게 되고 주요 부족들이 내전에 휘말리게 되면 석유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멘의 정정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알자지라통신은 23일(현지시간) 살레 대통령이 의회에서 헌법효력 일시 정지, 집회 금지, 보안군의 체포권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법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살레 대통령은 비상조치법에 대해 치안유지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야권과 시위대는 즉각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살레 대통령이 자신의 정권유지를 위해 비상조치법을 악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과 반정부시위대 측은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채 통과시킨 법은 승인될 수 없다"며 금요집회 등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보안군과 또 한차례 유혈충돌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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