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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기간 길수록 이익일때도 있다

대출기간 길수록 이익일때도 있다사랑했던 애인으로부터 그만 만나자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얼마나 기가 막힐까요? 『사랑할 수 있는 상대지만 결혼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는 게 떠나가는 애인이 남긴 마지막 한 마디였다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재테크에는 이런 경우가 흔히 발생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경제적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비경제적인 경우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우리는 물건을 한꺼번에 많이 사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유리하다고 믿기에 이마트나 월마트 같은 대형 디스카운트 스토어에서 물건을 삽니다. 예를 들면 슈퍼에서는 캔맥주 하나에 1,350원씩 주고 살 수 있지만 디스카운트 스토어에서는 캔맥주 한 개에 1,200원에 살 수 있다면 대단한 이익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대개 디스카운트 스토어에서는 캔맥주를 한 개씩 판매하지 않고 24개가 들어있는 박스 단위로 2만8,800원(=1,200원×24개)에 판매하므로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캔맥주를 너무 많이 사야하고, 불필요하게 소비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낭패보는 경우도 흔히 발생합니다. 그런가 하면 정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대출을 받으면 이자가 나가기 때문에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선 대출을 오래 받을수록 이익인 경우도 있습니다. 얼마 전 한심한 선생은 1억원짜리 내 집 마련을 하는데 돈이 부족해서 4,000만원을 은행에서 연 9.5% 이자율로 대출 받았습니다. 4,000만원에 대한 대출이자는 매년 380만원(=4,000만원×9.5%)이고, 5년간 대출이자를 합치면 모두 1,900만원이나 되므로 대출이자가 대출 원금의 절반에 해당됩니다. 깜짝 놀란 한심한 선생은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수소문했더니 대출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으면 그만큼 대출원금이 줄어들고, 대출이자도 따라서 줄어들기 때문에 이자부담이 가벼워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똑같이 4,000만원을 연 9.5%로 5년간 대출받고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상환한다면 매달 84만원씩 갚으면 5년간 대출이자 부담은 1,040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자부터 갚고 원금을 나중에 갚을 때와 비교하면 대출이자 부담이 860만원이나 절약되는 셈입니다. 매달 84만원씩 갚는 게 부담이 되지만 그래도 한심한 선생은 무리를 해서라도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고 하루 속히 대출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1억원짜리 내집을 마련하는 송현명 선생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한심한 선생과는 반대로 이자부터 갚는 방식으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근로소득자는 대출이자에 대해서 18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매달 부담도 31만 6,000원(=4,000만원×9.5%÷12개월) 정도로 적기 때문에 자금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송현명 선생의 재테크 포인트였습니다. 송현명 선생의 계산대로라면 5년 동안 대출이자로 1,900만원을 내고, 대출이자 소득공제로 165만원을 환급받으니 실제로 지급하는 대출이자 부담은 모두 1,735만원인 셈입니다. 여기에 비해서 한심한 선생처럼 원리금 균등상환을 하면 대출이자는 1,040만원으로 부담이 줄어들지만 소득공제도 91만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실제 대출이자 부담은 949만원입니다. 대출이자 차액은 786만원입니다. 이렇게 계산으로만 따지면 한심한 선생이 월등히 재테크를 잘 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송현명 선생은 매달 여유자금이 52만 4,000원씩 생겼습니다. 만약 이 돈으로 비과세 신탁에 가입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배당률이 10%인 비과세 신탁에 가입했다면 5년 후에는 3,943만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매달 52만4,000원씩 60개월 동안 원금이 3,144만원이므로 이자만 따져도 799만원이나 됩니다. 한심한 선생이 대출이자를 절약해서 만든 786만원보다 대출이자를 더 내더라도 또 다른 재테크로 799만원을 만들었다면 송현명 선생이 재 테크를 잘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미 비과세 저축은 가입할 수 없고, 근로자 세금우대 저축도 한 달 가입한도가 50만원이고, 주택대출 소득공제는 근로소득자가 아니면 해당되지 않고...』 물론 한심한 선생 입장에서는 할 말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송현명 선생은 아마 이렇게 이야기할겁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는 장사를 하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 중에는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대개 월세에 적용하는 이율은 연 2% 수준. 연 25%나 됩니다. 물론 이론적으로 계산해 보면 월세가 손해입니다. 그럼에도 장사를 하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재테크를 몰라서일까요? 아니면 전세 대신 월세를 들고 그만큼 자금을 활용해서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자신이 있기 때문일까요?』 사실은 건설교통부가 무주택 또는 1가구 1주택 세대주를 위해서 주택은행이나 평화은행을 통해서 주택자금으로 1인당 4,000만원까지 연 7.5%로 대출하는 것도 있습니다. 물론 5년 동안은 원리금 상환을 할 수 없고 이자만 내야합니다. 그러면 매달 부담은 25만원으로 줄어 들테고, 매달 여유자금이 59만원으로 늘어납니다. 게다가 매달 10% 배당률보다 더 높은 수익률로 재테크할 수 있다면 오히려 대출이자부터 갚고 여유자금을 최대한 활용해서 재테크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자금을 활용해서 연 10% 이상 재테크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출이자부터 갚고 여유자금을 활용해서 재테크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여유자금이 생겨도 재테크를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냥 원금과 이자를 갚아가는 게 유리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재테크는 이렇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식으로 재테크 성공방정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재테크 성공방정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재테크는 능력입니다. 문의 MYIDEA@UNITEL.CO.KR 734-2092 입력시간 2000/06/26 07:5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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