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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기업을 향해 우리가 뛴다] 빙그레

히트 상품 앞세워 식품 한류 전파<br>中 등 해외 유통망 확대도 팔걷어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메로나는 브라질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한국 식품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사진제공=빙그레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메로나''꽃게랑'등 히트 상품들을 앞세워 세계 각지에 '식품한류'를 전파하고 있다.

용기 모양이 단지를 닮았다는 이유로 '단지우유'라는 별칭을 지닌 제품인 바나나맛우유는 지난 2004년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캐나다, 중국, 필리핀 등 전세계 10여개국에 수출되며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바나나맛우유 수출이 시작된 중국은 현재 빙그레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중국 수출 초기의 바나나맛우유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동일한 형태인 단지 모양의 제품이었으나 수출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유통기한을 늘린 멸균팩 포장 용기로 수출되고 있다. 상하이 현지 편의점 판매가격은 8.5위안(약 1,500원) 안팎으로 국내(1,200원)보다 비싸지만 현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게 빙그레 측의 설명이다.

바나나맛우유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배경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국내 중국 관광객의 증가와 한류의 영향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데다 최근 중국 내 유제품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바나나맛우유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빙그레는 중국 수출용 바나나맛우유 생산량을 늘리고 중국 현지 유통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산둥성 칭다오를 거점으로 상하이, 베이징, 다이렌 등 네 곳에 판매망을 갖춘 빙그레는 편의점뿐만 아니라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신규 유통채널에도 진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모션을 늘리고 중국어로 작성된 '한국의 1등 바나나맛우유'라는 광고 문구를 노출하는 등의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 제품인 메로나는 지난 1995년 미국 하와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후 현재는 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빙그레는 메로나의 글로벌화를 위해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메론 맛 외에 딸기ㆍ바나나ㆍ망고ㆍ와플 등 다양한 맛을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에서는 메로나가 일본의 '스시'처럼 브라질의 디저트와 기호식품 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로나의 인기 때문에 지난 2008년에는 브라질 국영 TV EBC가 메로나의 맛과 인기 비결을 취재하기도 했다.

메로나는 지난해 8월 중순 일본 대형 편의점체인인 '서클K싼크스' 입점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일본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얻는 '글로벌 아이스크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빙그레는 스낵제품 꽃게랑으로 러시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꽃게랑은 현재 러시아 스낵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빙그레 꽃게랑은 우연한 기회로 러시아에 알려졌다. 1990년대 초반 구 소비에트연방의 개혁개방노선 정책으로 러시아 어선들이 부산항을 드나들게 됐고 당시 부산항에 들렀던 러시아 선원들이 꽃게랑을 접하고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점차 러시아에 알려지게 됐다.



빙그레는 러시아에서 꽃게랑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수출을 위해 시베리아 지역의 시장상황과 음식문화를 분석한 끝에 꽃게랑을 전략제품으로 선정하고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빙그레는 시베리아 지역이 완벽한 내륙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해산물 가격이 소고기 가격보다 훨씬 높아 일반 서민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 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러시아 스낵시장에서는 감자를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해산물 맛을 내는 꽃게랑이 기존 제품들과 쉽게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빙그레는 국토가 넓은 러시아 특성을 감안해 꽃게랑 판매를 위해 주요 도시 또는 지역별로 라디오ㆍ버스광고 및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 활동은 꽃게랑의 성수기인 4월에서 9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주요 소비자인 2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집중된다. 러시아는 각 지역 간 거리가 멀어 지역마다 독자적인 사회ㆍ음식문화를 발전시켜온 세분화된 시장들이 여러 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에 걸맞는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게 빙그레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빙그레는 한국을 찾은 현지 유학생을 활용해 주기적으로 러시아 시장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비롯해 지난 2001년 초부터 러시아어 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하는 등 러시아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빙그레는 꽃게랑의 인기 상승세를 타고 지난해 6월에는 러시아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약 5,000개 점포를 보유한 러시아 최대 유통업체 중 하나로 꼽히는 마그니트에 입점하기도 했다.

지난해 빙그레의 해외 매출액은 약 500억원으로 이중 바나나맛우유를 포함한 유음료류가 140억원, 메로나 등 아이스크림류가 230억원, 꽃게랑 등 스낵류가 150억원의 매출을 각각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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