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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스 `유료화 선언' 의미와 전망
입력2004-07-13 20:26:50
수정
2004.07.13 20:26:50
음악업계 압박에 '백기·극약처방'…소송·가압류당해<br>"이용자 대거이탈시 온라인음악산업 전체 타격" 우려
온라인 음악사이트 벅스(bugs.co.kr)가 13일 전격적으로 유료화 방침을 선언한 것은 저작권 문제를 둘러싼 음악업계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다른 음악사이트들이 음반사.제작자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월 정액제 등 전면유료화를 채택한 것과 달리 벅스는 스트리밍(실시간 전송.구현) 서비스의 무료 제공입장을 고수해왔다.
이같은 공짜 음악 서비스의 결과 벅스는 실명 회원 1천600만명에 방문자수 기준등으로 국내 전체 사이트 중 6위권에 드는 초대형 사이트로 성장했다.
그러나 음악업계로부터는 '공적 1호'로 지목돼 잇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가처분신청.가압류 등 법적 마찰에 시달려왔다.
올해만 해도 2월 대형 음반사 30곳이 벅스를 검찰에 박 사장이 불구속기소됐으며 1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과 잇따른 서비스중지 가처분 결정, 가압류를 당하면서 정상적인 회사 경영이 힘든 상황으로 몰렸다.
게다가 그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한국음악저작권협회마저 여기 가세해 벅스를 상대로 서비스중지 가처분신청 등 본격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자 벅스로서는 사이트 운영 자체가 전면 중단될 위기라는 판단아래 유료화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
이번 결정으로 벅스는 일단 음악업계와의 오랜 마찰을 씻고 합의를 볼 수 있는계기를 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상대가 요구하는 손해배상금액이 100억원이 넘는데 재판부에서 20억∼30억원 수준에서 조정안을 내놓았으며 상대도 유료화를 합의의 전제로 내걸었다"고 밝혀 유료화에 따라 조정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간 공짜로 벅스에서 음악을 듣던 유료화에 반발해 네티즌들이 대거 빠져나갈 경우 벅스가 '속빈 강정'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박 사장은 "우리도 유료화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전면 유료화라는 방식에 반대한것이었으나 이런 상황에 몰리다 보니 유료화 선언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었다"며 "음악업계와 협의해 유료화 시기나 방법을 소비자 불편을 줄이면서 유료화를 시행할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전체 온라인 음악산업에 큰 타격이 될것"이라며 "월정액제건 종량제건 등 유료화라는 대전제를 받아들이되 최대한 이용자들과 음악업계를 설득해 이탈을 최소화시키겠다"고 덧붙여 앞으로 벅스의 진로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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