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고기 같다.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하자마자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하며 유감없이 실력발휘를 하고 있는 설기현(27ㆍ레딩 FC) 이야기다. 설기현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빌라파크에서 열린 2006-2007 프리미어리그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경기에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선제골을 어시스트 했다. 레딩은 아쉽게 1대2로 역전패해 시즌 1승1패가 됐지만 설기현은 또 한번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자신감을 키워 갔다. 팀의 패배에도 양팀 최고 평점을 받았다. 이날 첫 원정경기에 나선 설기현은 활발한 측면 돌파와 크로스로 레딩의 공격을 주도했고 처음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 4분 팀의 선제골을 이끌어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 루크 무어의 가랑이 사이로 볼을 컨트롤해 공간을 만든 뒤 왼발로 크로스를 올려 골지역 왼쪽에 있던 도일의 머리를 정확히 겨냥했다. 지난 19일 미들즈브러와의 개막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도움. 코너킥 전담 키커로 나선 설기현은 전반 18분 왼쪽에서 휘어지는 코너킥으로 직접 골문을 겨냥했으나 아스톤 빌라 골키퍼 토마스 쇠렌센의 선방에 막혔고 전반 25분 르로이 리타에게 크로스를 올렸으나 헤딩슛이 골문을 빗나갔다. 아스톤 빌라가 전반 33분 후안 파블로 앙헬의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자 설기현은 후반 12분과 14분 잇달아 중거리슛으로 골을 노렸지만 수비와 골키퍼 방어에 막혔다. 레딩은 결국 후반 16분 가레스 배리에게 역전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잉글랜드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설기현에게 ‘탁월한 플레이(excellent)’라는 극찬과 함께 양팀 최고 평점인 8점을 줬다. 설기현의 도움으로 레딩의 선제골을 넣은 도일도 평점 7에 그쳤다. 이날 역전골을 넣은 아스톤 빌라의 배리 한명만이 설기현과 같은 평점 8을 받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