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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강국, 그 비결] <3> 제품이 아니라 작품

"소비자 눈길 끌어라" 디자인에 올인<br>단말기 구매동기 "성능에서 디자인으로" 중심이동<br>CEO들까지"관련부문 경쟁력 세계수준으로" 독려<br>밀라노등 해외 주요지역에 디자인센터 잇단 설립도


‘진열대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제품은 절대 팔리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기술개발에만 치중해 온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이제는 너나 할 것 없이 가슴에 새기고 있는 화두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성장세는 서서히 둔화되는 추세다. 시장이 급성장할 때는 통화품질만 좋으면 ‘베스트 셀러’로 등극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지금은 제품을 구매할 때 기능 못지않게 디자인이 중요한 구매 동기로 작용한다. 전세계적으로 휴대폰 업체들의 사활을 거는 전장(戰場)이 기능과 성능에서 디자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눈에 띄어야 잘 팔린다 = 최근 팬택앤큐리텔이 ‘단말기 교환 이유’에 대해 여론 조사를 벌인 결과 ‘디자인이 견고해 보여서’ 22%, ‘예뻐서’가 20% 등으로 디자인 관련 항목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러다 보니 휴대폰 업체들은 모두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4월 이건희 회장이 직접 주재한 밀라노 회의에서 삼성만의 디자인 컨셉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회의를 열었다. 삼성은 밀라노 프로젝트의 첫번째 과제로 삼성 고유의 독창적 디자인과 재질, 기능을 사용자의 편의에 맞춰 재배치하는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전략’을 내세웠다. 휴대폰 디자인에 관한 한 LG전자도 공격적인 자세를 늦추지 않는다. LG전자는 업계 최초로 부사장급 임원을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기용했다. LG전자는 최근에는 여성 임원인 김진 상무를 중용, 디자인 경쟁력을 다져 나가고 있다. ◇디자인에 올 인= 휴대폰 업체들은 디자인 분야에 쏟는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삼성전자 디자인센터가 한 해 동안 만들어내는 제품은 대략 40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약 130개 모델만이 제품화될 뿐 나머지는 아이디어 축적차원에서 ‘디자인뱅크’에 저장된다. 상품화 되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은 최고 경영진이 디자인의 전략적 가치를 잘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디자인에 관한 안목은 정평이 나있다.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제품의 디자인 수준이 휴대폰 등을 중심으로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 세계적인 수준에는 모자란다”고 밝혔다. LG전자도 5~6년전부터 최고경영진 차원에서 회사의 핵심 역량으로 마케팅, 기술, 네트워크와 함께 디자인을 꼽고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쌍수 부회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디자인에 대해서는 누구도 간섭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린 바 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쓸데 없이 디자인에 참견해서 일을 그르치지 말라는 것이다. 김부회장의 디자인에 대한 열정은 그가 디지털어플라이언스 본부장을 맡고 있던 시절인 2001년 밀라노 디자인센터를 세운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팬택계열도 마찬가지다. 팬택&큐리텔의 디자인실 관계자는 “팬택 경영진은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제품을 개발해서 돈을 벌려면 2~3년이 걸리지만, 새로운 디자인의 휴대폰은 몇 개월이면 완성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업계, 밀라노 대회전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주요 지역에 디자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밀라노는 국내 업체들의 중요한 디자인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뉴저지, 토쿄, 베이징, 뉴델리에 이어 지난 200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밀라노 연구소에 내ㆍ외국인을 포함해 30여명의 디자이너가 활동하고 있지만 조만간 디자인 인력을 더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디자인유럽(SDE)과 디자인아메리카(SDA), 디자인재팬(SDJ)에 이어 지난 4월 삼성디자인밀라노연구소(SDM)를 열고 발 빠르게 디자인 업 그레이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팬택도 독일과 미주에 디자인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김승찬 팬택&큐리텔 디자인실장은 “해외 디자인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서는 해외 디자인센터 설립이 불가피하다”며 “팬택계열도 조만간 독일과 미국에 디자인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자인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해외 주요 디자인 전시회에서 국산 휴대폰의 수상실적도 매년 2배씩 늘어나고 있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이 해외 디자인 대회에서 수상한 제품은 모두 21종. 이는 지난 2003년의 5종, 지난해의 11종과 비교해 볼 때 매년 2배씩 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해외 디자인대회에 참여한 팬택계열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5종이 한꺼번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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