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이 워커힐 지분 전량을 무상 출연함에 따라 사회 및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게 됐다. 지난 2003년 10월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유동성 위기 당시 최 회장은 그룹 오너로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SK글로벌의 경영정상화와 자본확충을 위해 워커힐 지분을 비롯한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채권단은 워커힐 지분 40.69%인 최 회장 보유주식 325만5,598주에 대해 약 1,500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SK그룹이 추진해온 워커힐 지분 매각은 매수의사를 지닌 이들이 밝힌 가격이나 조건 등이 맞지 않아 여러 차례 협상이 결렬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약속 이행이 자꾸 미뤄지자 최 회장은 한때 워커힐 지분을 공익재단 설립이나 기부 등을 통해 사회에 직접 환원하는 방식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생각을 바꿔 SK네트웍스에 무상출연을 결정한 것은 2003년 채권단과 SK글로벌 워크아웃 돌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약속한 취지를 최대한 살리자는 뜻으로 보인다. 또 최근 워크아웃 졸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채권단이 최 회장 사재 출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최 회장의 결단을 끌어낸 요인으로 보인다. 2003년 당시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의 자본확충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채권단과 약속했다. 회사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취지에 맞춰 채권단 보유지분이 50%가 넘는 SK네트웍스에 주식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최 회장이 워커힐 호텔 주식 40.69%를 SK네트웍스에 무상 출연하기로 한 것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약속을 이행한 것”이라며“이제 SK네트웍스의 워크아웃 졸업에 어떤 걸림돌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이번주 중 다른 채권은행과의 협의를 거쳐 다음주 SK네트웍스의 워크아웃 졸업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최 회장의 이번 결단은 대주주 경영인으로서 끝까지 책임을 지기 위한 것”이라며 “SK네트웍스는 물론이고 SK그룹의 투명경영이 결실을 맺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어려울 때 도움을 준 채권단과 주주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판단 아래 내려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