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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 안정 큰 기여

■ 회사채신속인수 연내 종료하이닉스등 부실기업 부도위기 벗어나 혜택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예정대로 연말에 종료된다. 재정경제부는 26일 이 제도를 당초 예정대로 올해 말까지만 시행하고 종료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재경부는 이로써 그동안 시장에서 무성했던 회사채신속인수제도의 조기 종료, 연장설 등을 일축했다. 회사채신속인수제도는 부실기업에 대한 특혜성 지원이라는 국내외의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자금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시장 원리에 역행하면서까지 부실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위험을 떠안았다는 점은 시빗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 신용경색 해갈에 기여 지난해 연말 국내 자금시장은 시장실패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완전 마비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정책당국은 자금중개기능의 숨통을 틀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제도가 회사채신속인수제도다. 출발 당시부터 무리수라는 비판을 받았던 이 제도의 최대수혜자는 부실기업들이다. 하이닉스반도체ㆍ현대건설ㆍ현대상선ㆍ현대유화ㆍ쌍용양회ㆍ성신양회 등 부실기업들에게는 엄청난 원군 역할을 하면서 부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성신양회의 경우 이 제도로 자금부담의 무게를 덜고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한 결과 조기졸업의 영예를 안을 수 있었다. 재경부는 신속인수대상 회사채 규모는 당초 6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대상기업들의 조기졸업, 구조조정 추진 등으로 인해 실제 규모는 2조5,000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 불가피한 선택 회사채신속인수제도가 걸어온 여정은 정말 험난했다. 올초 미국 의회와 행정부는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지원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을 어긴 것이라며 WTO에 제소할 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사실 이 제도가 부실기업의 생명연장줄이라는 비판에서는 종료 후에도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시장관계자들은 기능이 마비된 자금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에 동감하고 있다. 김병철 동양증권 채권팀장은 "올해 BBB+급 채권이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었던 것은 회사채신속인수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만약 이 제도가 없었다면 자금시장은 패닉상태를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속인수기업 앞으로 문제없나 회사채신속인수제도로 인해 가장 큰 혜택을 본 기업은 하이닉스반도체다. 기술적 부도상태까지 몰렸던 하이닉스반도체는 이 제도 덕택에 절명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또 현대건설ㆍ현대상선ㆍ현대유화ㆍ쌍용양회ㆍ성신양회 등도 일단은 위험한 고비를 넘긴 상태다. 이들 6개 부실기업들은 회사채신속인수제가 올해로 종료됨에 따라 채권단들과 함께 자체적인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ㆍ현대건설ㆍ현대유화ㆍ쌍용양회 등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라는 구세주를 만나 앞으로 3년간은 다소 여유로운 상태에서 회생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이 법이 적용됨에 따라 채권단들은 이들 기업의 채무를 연장해주기로 합의했다. 지난 8월 회사채신속인수에서 졸업한 성신양회는 영업활동이 호조를 보이며 상반기에 흑자를 기록한데다 자구계획도 210.4% 이행한 것으로 나타나 채권단이 자율지원을 약속했다. 문제는 현대상선이 회사채신속인수 없이도 버틸 수 있는 가에 있다. 현대상선은 내년부터 외부의 도움 없이 현대중공업 보유지분이나 자산을 매각하거나 자구노력, 영업이익을 통해서만 회생을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 회사는 당장 내년 1월 1,000억원의 회사채만기가 돌아오는 등 1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변양호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회사채신속인수는 제 몫을 다하고 종료된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대책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는 기업들이 이런 제도의 도움이 없이 독자 생존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란 지난해 연말 회사채 시장의 자금중개기능이 사실상 마비됨에 따라 도입된 일종의 시장보완장치이다. 대규모로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자체적으로 상환할 수 없는 기업들 가운데 채권금융기관 및 신용보증기금협의회에서 회생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6개 기업을 대상으로 1년간 한시적 시행을 목표로 시작됐다. 만기도래하는 회사채중 20%는 기업이 갚고 80%는 산업은행이 인수한 후 이 가운데 10%는 산은이 20%는 채권금융기관이 매입하고 나머지 70%는 신용보증기금이 운용하는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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