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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약발'도 유럽·美악재에 밀려 힘 못썼다


미국 경기둔화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코스피지수가 1,800선 아래로 밀려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4년8개월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대외 불안요소 앞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셈이다. 증시전문가들은 FTA 효과가 단기간에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당분간 유럽 위기와 미국 경기 상황 등에 따라 오르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3.18포인트(2.36%) 하락한 1,783.10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1,8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0월11일 이후 31거래일 만이다.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0.30% 하락한 채로 출발했지만 이후 외국인 매도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며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5.20포인트(3.01%) 내린 490.49에 끝마쳤다.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217억원 어치를 내다 팔며 장을 끌어내렸다. 투신도 695억원어치 순매도로 지수 하락을 부채질 했다. 반면 개인투자자와 연기금은 각각 3,721억원, 812억원 어치씩을 저가매수했고, 우정사업본부 등 기타계자금도 514억원 매수우위로 마쳤다. 프로그램매매는 2,814억원 매도우위로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이 계속 고조되고 있는 데다가 미국 경기둔화 우려마저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스페인이 발행한 국채 수익률이 지난달 보다 두배 이상 치솟았고, 오스트리아는 최근 자국 은행에 자기자본을 늘리라고 주문하는 등 유럽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또 지난 22일 미국의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잠정치보다 0.5%포인트나 하향 조정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위기가 다른 지역에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과 같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나 유럽 정상회의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지 않아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며 “국내 증시 내부적으로는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지난 20개월 동안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수급상황도 어려움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위기에 대한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날 한미 FTA 국회 본회의 통과 효과도 주식시장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로 FTA의 수혜 종목이라 할 수 있는 수출주 가운데 전기ㆍ전자업종과 화학은 각각 3.15%, 2.44%씩 떨어져 코스피지수 하락률보다 더 컸다. FTA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2.27%)와 현대모비스(-1.28%), 기아차(-1.24%) 등 자동차주 역시 부진을 피해가진 못했다. 다만 만도가 2.59% 더 상승한 것을 비롯해 코다코(2.63%), 덕양산업(1.68%), S&T대우(1.29%), 성우하이텍(1.14%), 평화정공(1.04%), 한라공조(0.69%), 동원금속(0.56%), 한일이화(0.46%), 세종공업(0.36%) 등 자동차 부품주들은 오름세를 보였다. 대한항공도 교역량 증가에 대한 기대로 0.95% 상승 마감했다. 반면 다국적제약사의 특허권 강화로 대표적인 FTA 피해주로 꼽히는 의약품업종은 전체 업종 중 두번째로 큰 3.18%의 하락폭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이밖에 비료 제조기업인 KG케미칼이 7.75%나 급락하는 등 농업관련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유럽 위기가 고조되면서 적어도 연말까지는 주식시장이 쉽게 반등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FTA 비준안 통과도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증시에 큰 호재로 작용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많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가 점점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대만 등 다른 나라 증시들은 이미 저점을 뚫고 내려간 상태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던 국내 증시도 당분간 불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FTA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수 있어도 경기 둔화로 교역량 자체가 줄면 영향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형렬 팀장은 “다음달 초까지는 증시가 유럽 문제의 영향에서 못 벗어날 것으로 보이고 연말까지 낙폭을 만회할 수는 있어도 본격적인 상승장 전환은 힘들 것으로 본다”며 “FTA에 따른 관세 효과가 의미를 갖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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