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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부시 '자유무역' 실천할 때
입력2001-04-20 00:00:00
수정
2001.04.20 00:00:00
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일 캐나다 퀘벡시에서 미국을 비롯한 아메리카대륙 34개국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벌인다.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지난 7년간 지지부진하게 시간만 끌어온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이다.
이는 쿠바를 제외한 아메리카대륙의 모든 국가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야심찬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초석을 세운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또 다른 정상들도 그의 의견에 적극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포함한 미주국가들에 이 문제는 경제적인 사안일 뿐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정상들은 FTAA 창설을 통해 미주대륙의 정치적 안정과 자유민주주의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중남미국가들은 미국이 자신들에 농업ㆍ철강ㆍ섬유 등 여러 시장을 개방해주길 바라고 있다.
FTAA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시장개방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가 절대적인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를 천명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미국 내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부시 대통령은 의회로부터 이른 시일 내에 신속처리권(Fast Track)을 확보해야 하고 다양한 보호무역주의자들의 반대를 물리쳐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이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미 의회는 대통령에게 신속처리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놓고 아직 양분돼 있다. 또 개발도상국과 자유무역 협정을 채결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의견도 많은 상태다. 일부 자유무역주의자들까지도 FTAA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득보다 실이 많다며 FTAA에 대한 반대운동에 적극 나설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와 함꼐 부시 대통령이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너무 FTAA에 몰입하는 바람에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 협상 등 또 다른 다자간 협상에 대해 소원해지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이는 FTAA에 큰 흠집을 남길 뿐 아니라 미국의 자유무역에 대한 의지도 의심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이유로 부시 대통령은 FTAA에 대한 협상을 강하게 추진할 뿐만 아니라 WTO의 역할을 한층 강화하는 뉴라운드 협상에도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미국의 적극적인 의지 없이 뉴라운드 협상은 성사되기 힘들다. 전세계적인 무역협상의 성공이 미주대륙의 시장통합보다 미국에 더 큰 이득이 된다는 것을 부시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다자간 무역 시스템 구축에 진전이 있기를 바라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의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는 수사(修辭)에 불과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실천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세계인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4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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