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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하나금융 후계구도] 일선서 물러나 경영 조언자 역할 '신한 모델'로 갈수도

■ 김승유 회장 "그만 두겠다"<br>총선·대선 앞두고 정치 바람 차단위해 퇴임 결심 굳혀<br>"조직지킬 대안 없다" 어떤 형태로든 연 이어 나갈 듯

김승유(오른쪽 두번째)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주요 임원들이 지난 27일 금융위원회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결정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는 듯 환하게 웃으며 답변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끝내 물러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아직 연임 가능성이 살아 있기는 하지만 김 회장이 31일 경영발전위원회에서 전한 뜻을 감안하면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는 편이 맞을 듯하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그룹의 지배구조는 소용돌이에 빠지게 됐다. 김 회장은 "이제는 정말 쉬고 싶다. 최고의 순간에 물러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올해 총선과 대선 일정을 감안할 경우 더 이상 회장직을 유지하기는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론스타의 '먹튀'에 대한 정치적 역풍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김 회장이 대의를 따르는 게 외환은행과의 원활한 통합을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종열 사장이 사퇴의 뜻을 밝힌 데 이어 김 회장도 연임을 고사하면서 하나금융의 지배구조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빠져든 것이 사실이다.

금융권에서는 이제 김 회장이 완전 퇴진의 길을 걸을지, 과거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처럼 고문직 등을 유지하면서 하나금융의 경영에 조언자 역할을 하는 '신한 모델'을 걸을지 주목하고 있다.

◇정치적 변수 컸을 것=경발위에 참석한 한 사외이사는 "김 회장이 쉬고 싶어서 그만두겠다는 것인지 알았는데 이날 얘기를 들어보니 여러 복잡한 원인이 있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예롭게 나가고 싶다'는 김 회장의 말을 곱씹어보면 등 떠밀려나가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정치적 이유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이도 주요한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말이다.

4월로 예정된 총선만 끝나더라도 야당 등에서 론스타 문제로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에 화살을 돌릴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예상이다. 김 회장이 1년 더 연임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대선도 끝난 뒤 차기 회장을 임명하게 되면 정치바람을 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당사자인 김 회장은 이 같은 해석을 부인하고 있다. 김 회장은 "외부압력이나 정치적 계산 때문에 회장직을 그만두려는 게 아니다"라며 "정말 쉬고 싶고 외환은행을 품에 안은 게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상왕 체제'인가 완전 퇴진인가=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연임을 고사했지만 '상왕 체제'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문이나 명예회장직을 맡아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정치권 등에서 제기할 수 있는 특혜시비에 맞서 조직을 지켜낼 수 있는 그릇이 되는 사람은 지금으로서는 김 회장밖에 없다는 게 근거다. 이 전 신한은행 명예회장의 사례도 있다.

한 금융지주사 고위관계자는 "총선 이후 야당에서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응할 수 있으려면 외부에서 강력한 인물을 데려오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김 회장뿐"이라며 "대안이 없다는 것인데 어떤 식으로든 김 회장이 하나금융에 발을 걸쳐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경발위도 김 회장에게 고문을 맡기는 방법이 고려 대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마지막에나 검토할 수 있는 것으로 그다지 유효한 방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정남 위원장은 "(김 회장을) 고문을 시킬 수는 있지만 고문이라는 게 예우 차원에서 해주는 것"이라며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최고경영자(CEO)를 반드시 만나도록 강제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지만 새 CEO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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