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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불자 감소 반갑긴 하지만

신용불량자가 마침내 실질적인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의 입에서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걸린 경제, 시장경제 위기, 일본식 장기불황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등 암울하기만 한 상황에서 그나마 신용불량자 문제가 개선기미를 보였다는 것은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특히 지금 우리 경제의 핵심 현안 중 하나가 내수 침체이며 이의 가장 큰 원인이 과다한 신용불량자와 가계부채로 소비여력이 소진됐기 때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신용불량자는 369만3,600여명으로 전월대비 4만3,600여명(1.17%)이 감소했다. 이번 감소는 세금ㆍ벌금 체납자, 사망자 등을 신불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신불자 기준 변경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빚을 갚거나 갚을 의지가 있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실질적인 감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모든 연령대에서 신불자가 감소했으며 20대가 가장 많이 줄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신불자가 줄어든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신불자 감소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감소는 은행연합회 측의 설명대로 신용회복위원회와 배드뱅크(한마음금융)의 구제 프로그램 등에 따른 것이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신불자 감소가 한계가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배드뱅크만 해도 그렇다. 시행된 지 두달이 지난 현재 배드뱅크 대부신청자는 8만여명에 불과하다. 배드뱅크 마감시한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적용대상자 중 대부 제외자를 제외한 111만명 가운데 67%인 70여만명은 연락조차 안 된다고 한다. 이는 배드뱅크를 통한 신불자의 대폭적인 감소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은행들의 연체율이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다소 상승하는 등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도 신불자의 지속적 감소를 낙관할 수 없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불자 감소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할 것은 아니다. 특히 정책 당국자들은 이를 경기 낙관론의 근거로 지나치게 포장하는 것을 삼가야 할 것이다. 경제부총리나 한은 총재가 올 초 소비가 반짝 회복세를 보이자 이를 근거로 경기가 곧 살아날 것이라고 지속적인 낙관론을 폈었다. 또 청와대 경제 참모들도 추경예산 편성에 대해 고용사정과 투자의 아주 미미한 호전을 근거로 겨울이 다 지나갔는데 난로를 사는 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후 낙관론의 근거가 됐던 지표들이 어떻게 됐고 지금의 경제는 어떤 상황인가.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정말 봄이라고 느낄 정도가 돼야 진짜 봄이다. 신불자 문제의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일시적 현상을 근거로 막연한 낙관론을 펴기보다는 기업들의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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