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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확장보류·조직통폐합 “파도 넘는다”(구조조정 회오리)
입력1997-12-12 00:00:00
수정
1997.12.12 00:00:00
채수종 기자
◎현대미포·대우중 도크 등 신설 포기/삼성은 엔진 등 한계사업 과감철수/한라중 인수·법정관리 불발땐 “파산”구조조정의 거센 파도는 조선업계에도 예외가 아니다.
한나중공업의 도산과 IMF(국제통화기금)체제에 따라 업계는 시설확장 계획을 보류하거나 기존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대우중공업은 초대형유조선의 건조가 가능한 도크건설 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했으나 시황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최근 이를 포기했다. 한진중공업도 오는 2005년까지 생산규모를 연간 60만톤에서 2백만톤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었으나 이를 전면 보류했다. IMF체제에서는 시설투자 자금의 확보가 여의치 않은데다 바닥으로 떨어진 선가도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선박수리전문 조선소인 현대미포조선도 오는 2000년까지 신조선의 비중을 6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중형선박의 건조가 가능한 도크신설을 추진했으나 이를 유보하고, 기존 수리분야의 설비이용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대처하고 있다.
설비확장을 끝낸 업체들은 그야말로 「뼈를깎는 조정」을 하고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사업본부의 33개팀·부서를 19개부로 축소했다. 선박영업의 3개부를 2개로 줄였고, 선박개발분야의 4개부서는 상선계획부로 통합했다. 또 구조기술개발팀을 구조설계부, 설계공정관리부를 종합설계부로 흡수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적자에 이어 올해도 1천5백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삼성은 조직통폐합, 한계사업철수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곧 단행할 계획이다. 구조조정 계획에는 엔진사업의 철수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에서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현안과제는 지난 6일 부도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나중공업의 향방이다.
한라는 국내 4위의 조선업체로 세계에서도 4∼5위권의 대형조선소다 따라서 한라를 인수하는 기업은 어렵잖게 초대형 조선소로 부상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는 현대중공업이 가장 유력한 인수업체로 지적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LG도 거론하고 있다. 현대가 한라를 인수하면 연간건조량은 3백만톤에서 4백50만톤으로 크게 늘어나 세계조선의 20% 이상을 건조하는 「공룡」이 될 수 있다. 물론 세계최대 업체가 된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대우가 인수하면 3백60만톤으로 세계최대인 현대를 앞지르고, 삼성이 인수하면 건조량이 3백만톤으로 늘어 대우를 제치고 현대와 함께 세계 조선업을 이끄는 두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우와 삼성의 인수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업체가 LG그룹. LG는 아직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중공업에 대한 의지를 고려할 때 조건만 맞으면 가능성도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법정관리가 받아들여 지지않고 3자매각도 불발될 경우에는 한라는 파산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라가 문을 닫을 경우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라가 지난해에 이어 지금까지 수주한 15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정상적으로 인도하지 못할 경우 한국조선업은 신뢰도에서 치명타를 입으면서 장기간에 걸쳐 큰 차질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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