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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심장시술] 또 불거진 건강 리스크… 속도 내던 '마하경영' 차질 빚나

당분간 출근해 경영현안 챙기긴 힘들 듯

지배구조 개편·승계작업 가속화 전망도

11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 중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로비에서 환자와 가족들이 이 회장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이날 이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혈관 확장 시술을 받았다. /이호재기자

삼성그룹 직원이 11일 이건희 회장이 입원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의 3층 심장외과 중환자실 앞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이 10일 밤 호흡곤란 증상으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응급치료를 받는 등 건강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삼성그룹이 초긴장 모드로 돌입했다. 특히 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와 사업구조 개편 등 이 회장이 주창해온 '마하경영'이 한층 속도를 내는 상황 속에 갑자기 터져 나온 이 회장의 건강 문제가 각종 대내외 변수를 뛰어넘는 리스크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건강 리스크가 향후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구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시 불거진 이 회장의 건강 리스크=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회장은 11일 현재 시술 이후 안정된 상태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날 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증세로 심폐소생술(CPR)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이 회장의 건강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회장이 과거 호흡기 문제로 입원해 치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심폐소생술까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 회장이 그동안 건강 문제가 생길 때마다 찾던 삼성서울병원이 아닌 자택 근처의 순천향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은 간밤의 사태가 긴박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올해 만 72세인 이 회장은 1990년대 말 미국에서 폐암 수술을 받은 뒤 건강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는 했다. 이 회장은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의료진의 권유로 매년 겨울마다 기후가 따뜻한 해외에서 지내며 건강을 관리해오고 있다. 올해도 1월 초 그룹 신년하례식 직후 출국해 3개월가량 해외에 머물며 요양과 경영구상을 하다가 지난달 17일 귀국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그동안 크고 작은 질병으로 수차례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이 회장은 감기가 폐렴 증세로 번지면서 열흘가량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이에 앞서 2009년 3월에는 기관지염으로 역시 삼성서울병원에서 나흘간 치료를 받았으며 2008년 1월에도 독감으로 1주일 이상 입원한 바 있다. 지난해 입원 당시에는 당초 예정돼 있던 신경영 20주년 만찬까지 연기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 회장의 건강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그룹 전체의 불확실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속도 내던 '마하경영' 차질 빚나=이 회장의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최근 삼성그룹 차원에서 야심 차게 추진해온 '마하경영'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달 17일 귀국 이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매주 화요일마다 서울 서초동 본사 사옥으로 출근해 그룹 수뇌부로터 주요 현안을 보고 받으며 그룹 경영을 챙겨왔다. 특히 최근 들어 이 회장은 강도 높은 혁신을 통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마하경영'을 앞세워 사업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내는 상황이었다.

삼성은 이 회장 귀국 직후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의 팀장들을 대거 교체하는 깜짝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향후 승계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삼성SDS의 연내 상장을 발표하는 등 굵직굵직한 이슈들을 잇따라 처리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일모직의 패션사업 분리, 삼성SDI의 제일모직 흡수합병,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 등 전사 차원의 사업구조 개편 작업이 숨 가쁘게 이뤄졌다.

하지만 이 회장의 건강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최근 그룹 차원에서 진행된 대대적인 체질개선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정상적인 집무 수행 여부에 대해 "초기 응급치료가 신속하고 적절히 이뤄진데다 삼성서울병원에서의 시술도 잘 끝나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당분간 이 회장이 예전처럼 본사로 출근해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승계 가속화 전망도=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에 삼성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과 지배구조 변화를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계열사 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3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속도를 내고 있는 사업구조 개편과 순환출자 해소 작업이 이 회장이 평소 강조하고 있는 '마하경영'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지만 3세 승계를 앞둔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를 이 회장의 건강 문제와 연결 짓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들은 지난 8일 전격 발표된 삼성SDS의 연내 상장추진을 신호탄으로 중공업·건설·금융 부문의 구조조정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계열사 간 지분매각과 교환, 삼성에버랜드의 지주회사 전환 등도 적극적으로 모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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