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는 29일 1·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시장이 예상한 1%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GDP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에 전분기(5.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2%로 급락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사실상 '제로'에 근접하며 경기 회복세가 사실상 꺾였음을 나타냈다.
강한 회복세를 보이며 세계 경기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미국 경기가 급강하한 데는 지난달까지 기승을 부린 한파로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위축된데다 유가 하락과 달러화 강세로 기업 활동이 타격을 받은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올 초 물류에 일대 혼란을 일으킨 서부항만 파업도 1·4분기 경기의 발목을 잡은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한파와 항만 파업에 따른 물류지연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해소됐음에도 저유가와 달러화 강세라는 장기적 요인이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 경기가 회복 모멘텀을 상실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암허스트피어폰트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의 체질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며 "당초 오는 6월로 예상됐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올 초까지도 연준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던 시장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9월 이후로 늦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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