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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성탄절 맞나요?”/경제난에 시민들 「블랙크리스마스」

◎“연말대목 커녕 매출 급감”/백화점 등 유통업체 울상/전야거리도 한산『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 맞습니까.』 국가부도까지 거론되는 최악의 경제위기가 성탄절조차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국민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했다. 연말대목을 노렸던 백화점 등 유통가는 매출이 지난해보다 20%이상 감소했다. 또 시민들은 대부분 일찍 귀가해 서울시내 교통소통은 평일보다 더 원활했다. 자가용들이 몰려나와 시내를 온통 주차장으로 만들던 예년의 흥청거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24일 롯데·미도파·신세계 등 대형백화점은 성탄절전야인지 평일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썰렁했다. 각 백화점의 1층 잡화매장과 완구매장에만 다소 고객들이 붐볐을 뿐 주력상품인 의류매장은 한산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 크리스마스 매출이 사상최악이라던 지난해보다도 20∼25%나 줄었다』며 『그나마 매장을 찾은 고객들도 「아이쇼핑」을 하는 탓에 고객 1인당 매출단가도 형편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명동상가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20여년째 명동에서 장사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고요한」성탄전야는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명동일대는 하오 6시 퇴근직후 잠시 붐비다 하오 8시가 되면서부터 행인들이 빠져나가기 시작, 9시이후에는 한산했다. 상가의 캐롤도 끊겼다. 일부 교회와 호텔을 제외하곤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등을 설치한 곳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종로의 뮤직랜드의 경우 최근 캐롤 CD판매량은 하루 30장 내외로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연중최대 명절을 맞은 교회나 성당도 조촐한 종교행사를 치르고 고아원이나 외국인근로자 등 사회 어두운 구석을 감싸는 데 힘을 쏟았다.<이강봉·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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