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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부동산 투자열기 '후끈'

"美·加·濠 부동산 버블" 잇단 경고 불구<br>6·7월 두달새 취득규모 1,000억원 넘어


“해외 부동산 버블이요. 상관없어요. 우리 애들이 당분간 살 집인데요.” (압구정동 K씨) 김희철 외환은행 PB사업본부 부장은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 상담을 하면서 머리를 긁적여야만 했다. 가격과 환율 하락 등 ‘이중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하자 고객이 뜻밖의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K씨는 “이제 막 아이들이 공부를 시작했는데 대학도 가야 되고 취직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버블 우려’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김 부장은 “부동산 구입에 나서는 상당수는 당분간 해외에서 거주하려는 ‘실수요자’여서 버블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ㆍ캐나다ㆍ호주 등 주요 선진국의 부동산 버블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해외 부동산 투자 열기는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해외 부동산 취득규모는 5,444만달러, 143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6월(5,421만달러, 145건)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두달 동안 1,000억원이 넘는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특히 바캉스 시즌으로 접어들며 해외 부동산 업체들의 상당수가 휴업을 한데다 국내에서 홍수피해로 뒤숭숭했던 점을 감안할 때 가히 폭발적이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51건, 캐나다 31건 등 북미 지역이 가장 많았으며 호주 9건, 뉴질랜드 5건으로 ‘영어권’에 자녀를 유학 보내면서 부동산을 구입한 경우가 여전히 전체(143건)의 절반(96)을 웃돌았다. 5월 말 투자목적의 해외 부동산 취득 규제가 완화되면서 고소득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해외 부동산 구입은 은퇴를 앞둔 샐러리맨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들은 개발수요가 기대되는 동남아 지역과 상가, 미국령 섬 등에 유난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달 중국(19건)과 일본(8건)에 이어 필리핀(6건), 태국ㆍ홍콩(3건), 캄보디아ㆍ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1건) 등에서 부동산 거래가 이뤄졌다. 6월에도 부동산 취득이 전무했던 피지에서 2건의 매입사례가 신고된 바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국내 부동산에 대한 세금압박이 거세지면서 국내와 해외에 주택을 한 채씩 가지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국내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가 지속될 경우 한국과 미국에 1가구2주택을 보유하는 현상이 유행처럼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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