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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 놓쳐도 괜찮아, 몰아보면 되잖아

영상 시청의 새 패러다임 '빈지와칭'

VOD 접근성 증대·서비스 다양화로 10~20대 절반 "영상 VOD로 시청"

VOD시장 겨냥 드라마 제작

극장동시 개봉 영화도 꾸준히 증가


# 30대 직장인 이철기(가명)씨. 평일에는 업무가 바빠 TV를 못 본다. 대신 주말에 화제의 드라마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몰아 본다. 지난 주말도 예능 프로에 빠져 몽땅 날렸다. 예능 프로 '삼시세끼'가 화근이었다.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는 얘기를 중간에 끊지 못하고, 이틀 동안 20화에 달하는 '정선편'과 '어촌편'을 한꺼번에 몰아봤기 때문이다.

TV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물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영상보기 패러다임도 달라졌다. '본방사수'는 옛말이 되고, 이제는 '몰아보기'라는 일명 '빈지와칭'(Binge Watching)으로 옮겨갔다. 10대와 20대의 절반은 영상을 주문형비디오(VOD·Video On Demand)로만 볼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본방사수'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이런 변화는 시청자들이 스마트폰과 스마트TV·태블릿 등 각종 스마트기기를 손에 하나 이상씩 쥐게 되고, 온라인과 인터넷TV(IPTV) 등을 통한 VOD 서비스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여기다 최근에는 '몰아보기'에 이어 '하이라이트만 골라 보기'까지 인기를 끌면서 뉴미디어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중이다.

'몰아보기'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지난 2013년 온라인 옥스포드 사전은 '몰아보기'를 올해의 단어 중 하나로 꼽았다. 미국의 18~24세 젊은이들은 하루 동안 몰아본 경우가 12%, 1주일 동안 본 경우는 40%, 한 달은 25%로 절반 이상이 1주일 내에 보고 싶은 영상을 몰아본 것으로 조사됐다.



덕분에 VOD 시장도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올레TV의 VOD 등 유료콘텐츠 매출은 전년에 비해 30%나 증가했고, 케이블TV 업체들이 공동 설립한 홈초이스는 VOD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명을 '케이블VOD'로 바꾸기까지 했다.

드라마 제작사들도 변화된 상황에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실시간 방송을 고집하기 보다는 VOD 등 다양한 플랫폼을 겨냥한 드라마 제작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개별 VOD 시청에서만 26억 원을 벌었다. VOD 월정액 가입자의 시청횟수가 500만 회를 웃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VOD 수익은 40억 원을 훌쩍 넘어 제작비 33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CJ E&M도 tvN 등 자체 채널 편성보다 VOD 등에 방점을 둔다. 최근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 '아뮤즈'와 빅뱅 탑과 우에노 주리가 출연하는 한일합작 웹 드라마를 공동 기획, 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VOD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극장동시 개봉작'도 증가하는 추세다. 신작 영화를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는 사람들이 늘었다. 예전처럼 '스크린'만 고집하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집에서 편하게 영화를 보겠다는 '안방극장족'이 증가한 것이다. 유지은 KT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실시간으로 방송 보는 시간은 줄어든 반면 몰아보기가 가능한 모바일 VOD 시청 비중은 크게 늘면서 최근 5년간 6배 이상 증가했다"며 "몰아서 시청하는 빈지와칭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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